[파이낸셜뉴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자율시행에 대해 "방임해서 손놓는 것이 아니다"며 "단계적으로 (지자체별) 특성을 반영하고, (소비자)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 하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일 김 장관은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철회한 것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일화용품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방향은 확실하다"면서 "(다만) 지킬 수 없는 방법을 강제로 동시에 시키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지 보증금제를 전국에 확대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자체가 제도시행에 나설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율협약을 맺고 행정규제를 풀어주면서 국민 불편 없이 일회용컵을 줄이는 제도로 디자인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지난 주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제주도는 올해 지방비를 29억원 가량이나 투입하면서 제도를 시행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면서 "컵을 5개 이상 반납하면 쓰레기봉투로 교환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실행하고 있다"며 잘된 예시를 들었다.
그러나 제주도 외에 다른 지자체도 자율 시행에 동참할 지는 미지수인 상황. 김 장관은 "곧 세종시 시장과도 만날 계획이며, 그동안 환경부 공모사업에 많이 응모했던 지자체를 중점적으로 접촉해보려고 한다"면서 "무인회수기 설치를 비롯해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부산에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를 위한 마지막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의 최종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인 가운데, 김 장관은 "현재 (논의 진행은) 교착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한중일 장관회의에서 확인한 결과 중국측은 구체적 수치와 감량 목표 제시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단계적인 조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논의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후대응댐 신설과 관련 다음 달에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이 고시될 예정인 가운데, 반대가 심한 곳을 제외하고 주민합의가 이뤄진 곳부터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번에 하천수자원관리계획에 들어가지 못하면 2차로 또 들어가고, 추가되는 대로 다시 하려고 한다"면서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가능한 것부터 먼저 진행하고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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