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훈 '할라이트'
창작의 영감을 얻기 위해 알래스카로 여행을 떠난 작가는 고래뼈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고, 이후 10여 년이 흐른 후 한국의 반구대에 그려진 고래를 보고 나서야 작품으로 구체화하게 된다.
그는 고래뼈와 내장으로 만든 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는 원시 이누이트인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는 대담한 붓터치로 화면에 담는다. 작품 속 고래들은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듯 역동적으로 포효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할라이트' 시리즈다.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난 작가는 1963년 서울대 미대 서양화가를 졸업하고, 이화여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전위미술 단체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고, 1970년 서울 신문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후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립대와 롱비치 대학원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동양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고, 1981년 LA시립미술관(LA Municipal Art Gallery)의 전시 '신진 1981(Newcomers,81)'을 통해 미국 화단에 데뷔했다.
그 후 곽훈은 아시아적 정체성을 표현주의적 회화와 실험적인 설치작품으로 선보였고, 1995년에는 김인겸, 전수천, 윤형근과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관작가로 참가하였을 뿐 아니라 2021년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욱이 11월 24일까지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전에 역대 참여 작가 중 한 명으로 출품하였다.
작가는 고래를 간절하게 염원하던 이누이트인들의 모습을 담은 '할라이트' 시리즈 뿐 아니라 한국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찻찬' 시리즈, 동양예술의 성립요소인 기(氣)를 예술화 한 '기' 시리즈, 그리고 인간의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 흐름을 시각화한 '겁(?)/Kalpa' 시리즈를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작업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가고 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경기도 이천의 작업실에서 꾸준히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손이천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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