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중앙아시아 5개국 대표단에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저지하는 데에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당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중앙아 협력 포럼 참석차 방한한 대표단을 만나 “오랫동안 러시아 및 북한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온 중앙아 국가들이 러북 간 군사협력 저지키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 군사협력을 진행하며 군사무기의 이전을 넘어 특수부대 파병이라는 위험하고 전례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연대해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의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아 5개국은 과거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에 속했던 국가들로, 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했다. 한때 사회주의 이념을 배경으로 북한과 우호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현재는 관계가 거의 단절된 상태이다.
북러 군사협력 대응을 위한 중앙아 국가들의 역할론은 같은 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제기했다.
조 장관은 한-중앙아 협력 포럼 기조연설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거론하며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중앙아 국가들은 상호 신뢰와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역내 협력 증진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 대표단은 윤 대통령에게 “국제법과 유엔헌장이 준수되고 모든 국가의 독립과 영토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며 “모든 파트너국들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윤 대통령은 풍부한 광물자원과 인력으로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중앙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서 발표한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3개국을 방문해 핵심광물을 비롯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중앙아 특화 외교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밝혔다.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에는 서울에서 한-중앙아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조 장관도 이날 포럼에서 중앙아 대표단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중앙아 대표단은 무랏 누르틀례우 카자흐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바흐티요르 사이도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아세인 이사예프 키르기스스탄 외교1차관·소디크 이모미 타지키스탄 외교차관·베겐치 두르디예프 투르크메니스탄 주한대사 등이 수석대표로 나섰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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