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바닥, 사과 등 요구
민심은 천심임을 결코 잊어선 안돼
민심은 천심임을 결코 잊어선 안돼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이어 정치브로커 명씨의 통화 녹음 공개까지 더해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대통령 지지율이 이 정도로 추락한 것은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여권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달 윤·한 회동 이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자 이달 하순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 대표를 포함한 여권 일각에서도 일고 있는 고강도 쇄신과 신속한 대응 요구와는 거리감이 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김 여사가 관련된 의혹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찰에서 판단했기에 문제가 없고 명씨의 폭로 또한 같은 사안이라고 하겠지만, 이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다르다고 본다. 사태를 해결하고 국정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금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법률가의 판단이 아닌 정치가의 결단이다.
야당은 김 여사와 명씨의 문제를 탄핵과 결부시켜 몰아가고 있다. 물론 이재명 대표의 법원 판결을 앞두고 물타기를 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지만, 여당 입장에서는 장외투쟁까지 감행하고 있는 야당의 여론몰이를 마냥 두고만 보며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 한덕수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했다. 여권에서도 윤 대통령이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윤 대통령은 원래 의사를 바꾸지 않았고 야당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내각은 현재 추진 중인 개혁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에 잘 마무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개혁 완수는 이 정부의 사명이기도 하지만, 현재 국정상태로는 동력을 얻기 어렵다. 개혁은 말로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지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국회의 동의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 대표가 요구한 것은 비단 개인의 의사만이 아니라 다수 국민과 여권 인사들의 뜻과도 통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탄핵 바람을 이겨내고 마비되다시피 한 국정을 정상화하려면 한 대표가 요청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종합적 쇄신책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취임 이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쉴 틈도 없이 달려왔다고, 윤 대통령이 시정 연설에서 밝힌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하기에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탄만 하고 있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잡아 국정을 전환하기 위한 어떤 식의 조치라도 내놓기 바라는 게 지지자들의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곰곰이 되새겨 보고 국민 전체가 흡족해할 만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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