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재공고도 ‘최종유찰’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전환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기다리던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 사업이 또다시 유찰되면서 민자사업이 사실상 좌초됐다. 서울시는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해 국비를 투입할 방침이지만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착공 시점은 더 늦춰질 전망이다.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전환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총사업비를 증액하고 사업조건을 개선했지만 민간사업자 참여가 없어 최종 유찰됐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는 1차 재공고에 이어 2차 재공고까지 유찰되자 지난 6월 발표한 재추진 계획 내용에 따라 이를 곧바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용역을 조속히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겠다는 것이 목표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조성한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의 경전철이다. 2008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어으며 17년째 표류 중이다.
당초 삼성물산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에 손을 뗐고,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이어갔지만 공사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자 계약해지 사태를 맞았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1차 재공고를 냈지만 유찰됐고, 2차 재공고까지 내게 됐다. 1차 재공고 때는 사업비를 최초 공고(1조4847억원) 대비 약 19% 올린 1조7602억원으로, 2차 재공고에서는 1조8380억원으로 4.4%를 더 올렸다. 최초 공고 대비 총 3533억원을 인상하면서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대표자 출자 지분율도 14.5%에서 10%로 낮췄지만 결국 참여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급등해 책정된 예산보다 실제 사업비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공사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노무비, 기타 사업비 등이 모두 올라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협의해 착공시기 단축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업계는 최소 3~4년이 추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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