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기준 높여도 일반인보다 유병률 높아
인제대 부산백병원 이홍섭 교수팀 연구 결과
인제대 부산백병원 이홍섭 교수팀 연구 결과
[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학생들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심리·정신적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일정, 경쟁적인 환경, 학업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 이홍섭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인제대 의과대학 의사과학자 과정 의대생 3명(박지환, 이가은, 정혁준)이 1저자로 연구활동을 주도했다.
설문은 의대생과 간호대생 440명을 대상으로 IBS진단을 진행했다. 설문지에는 참가자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체질량지수(BMI), 음주 및 흡연 여부, 식습관, 운동 습관 등 일반건강 요인과 불안, 우울척도 등 심리적 요인이 함께 포함됐다.
연구팀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진단 기준인 로마III와 로마IV 기준을 각각 적용하여 유병률 변화를 연구했다. 로마III는 월 3일 이상의 만성 복통이나 불편감을 기준으로 한다. 반면, 로마IV는 ‘불편감’이라는 애매한 용어가 삭제되고 주 1일 이상의 복통을 진단 기준으로 하는 등 더욱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적용한다.
연구 결과, 로마III 기준에 따르면 17.7%(78명)가 IBS로 진단됐으며, 로마IV 기준으로는 11.6%(51명)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한 아시아 인구의 유병률 9.0%(로마III 기준)와 4.0%(로마IV 기준)보다 높았다.
이홍섭 교수는 “로마IV는 더 높은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로마III로 진단받은 학생들보다 훨씬 심각한 증상과 더 낮은 삶의 질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의대 및 간호대 학생들은 과도한 학업량, 심리적 부담감, 수면 부족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해 일반인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을 유발하는 기능성 위장 질환으로, 한국인 평균 유병률은 4.7%로 보고되고 있다. 다른 일반적인 장 질환과 구별되는 특정 증상이 없고, 생물학적 마커나 원인도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나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SCI(e) 논문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최근호에 게재됐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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