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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된 방위비 번복 가능성…'북미협상 패싱'도 우려 [2024 美대선 트럼프 승리]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6 18:16

수정 2024.11.06 20:19

尹정부 "트럼프 2기도 한미동맹"
방위비 재협상·IRA 폐지 등 촉각
트럼프 "김정은과 담판" 시사에도
우크라戰 비해 상대적 관심 떨어져
타결된 방위비 번복 가능성…'북미협상 패싱'도 우려 [2024 美대선 트럼프 승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와 이미 완료한 한미 방위비협상 등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윤석열 정부는 트럼프 2기 정부도 현 바이든 정부처럼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우리나라가 '기여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고, 특히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패싱'될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즉 북미 양자 협상만으로 한반도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외교부 및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들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앞서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으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정부는 그간 '트럼프 리스크'를 대비해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안보·경제 영향 시뮬레이션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온 만큼, 큰 혼란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사안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재협상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강구하고, 트럼프 측과 물밑 협의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2차 SMA를 이미 조기합의해 국회 비준동의만 남은 상황임을 언급하며 "(재협상 하더라도) 12차 SMA 협의 결과가 기준점이 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이 여러 기여를 해왔고 글로벌 차원에서 발전시켜야겠다는 데 대해 트럼프·해리스 양 캠프에서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IRA에 대해선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미국과 어떻게 유지·발전시켜나갈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미 대통령 당선인 측 정책 담당자가 지명돼 우리와 협의를 시작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대선 결과 확정 직후 비공식적으로 적극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미 양자협의만으로 이뤄지는 사안들은 정부가 대비할 수 있지만, 북핵 문제는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 입장에선 한반도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 담판을 지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와서기 때문이다.

이는 북핵 위협만 커지는 결과를 낳거나, 우리나라가 낄 틈이 없이 북미 담판이 이뤄지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대화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더 유도하기 위해 대화와 함께 압박 수준도 높일 것"이라며 "그리고 우리나라는 대북 대화가 끊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북미 협상에서 패싱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입장에선 우리나라를 끌어들이는 게 북한의 반발을 살 수도 있고, 3자 구도가 되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일본은 물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등과 협의해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나서도록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내놓은 북한에 대한 주장이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부각했다. 북핵 고도화로 위협이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크기도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한 탓에 복잡다단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이 같은 북핵 대응 협력 지속을 과시하기 위해 한미일 정상회의도 예정대로 연내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미 대선 결과가 확정된 후 미 측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에 정상회의 시기와 장소 관련 협의를 제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트럼프 재집권은 시기·장소 변동 영향만 줄 뿐 개최 의지가 꺾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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