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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가맹점주 갈등까지…'내우외환' 위기의 피자 프랜차이즈

뉴스1

입력 2024.11.07 07:10

수정 2024.11.07 09:32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2024.11.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2024.11.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한때 외식 시장을 주름잡았던 피자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주들과 갈등 속에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에 지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다수의 피자 프랜차이즈가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피자헛이 가맹점주와 소송에서 패소해 수백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에 피자헛은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와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RS 신청에 따라 피자헛은 한 달간 채권단과 자율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채권단의 100% 동의를 얻으면 회생 절차는 종료되지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법원의 중재 하에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피자헛이 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유는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이 2016~2022년에 점주들에게 부당하게 얻은 이득 차액 210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피자헛은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배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주들이 해당 금액을 강제 집행할 경우 영업 중단 가능성도 있다.

피자헛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번지고 있다. 파파존스는 가맹점주들에게 세척용품을 본사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하고, 매장 리모델링 비용 일부를 부담하지 않았다며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과 14억 9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적도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배달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팬데믹 이후 CJ제일제당·오뚜기·풀무원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의 진출로 냉동 피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매출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5개사(도미노피자·한국파파존스·한국피자헛·피자알볼로·미스터피자)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도미노피자와 한국파파존스뿐이다. 도미노피자의 운영사 청오디피케이와 한국파파존스는 지난해 각각 51억 원,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피자헛·피자알볼로·미스터피자는 각각 45억 원, 29억 원, 16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폐업하는 가맹점 수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피자 브랜드들의 폐점 가맹점 수는 2020년 580여 개에서 2022년에 1000곳을 넘겼다.
가맹점 및 직영점 수도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도미노피자와 피자헛·미스터피자의 직영점·가맹점 수는 각각 약 480개, 360개, 180개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적 하락은 제품 가격과 배달비 증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배달 피자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며 "여기에 저가 냉동 피자의 등장이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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