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중기 수출 훈풍이었는데..전문가에 물어보니 "트럼프 정부, 악영향"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7 11:35

수정 2024.11.10 19:00

저금리·달러약세에 벤처투자 환경 개선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중기 반사이익 예상
반면 수입관세 인상 등 수출 중기 부정적
보조금 삭감 반도체·배터리 소부장 악영향
"美·中 외 지역 수출 늘리는 전략 변화 필요"
왼쪽부터 임채운 서강대 교수, 이정희 중앙대 교수, 이병헌 광운대 교수,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왼쪽부터 임채운 서강대 교수, 이정희 중앙대 교수, 이병헌 광운대 교수,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파이낸셜뉴스] 중소벤처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저금리,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등에 따라 벤처투자 환경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국이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7일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보호무역 강화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대기업과 협력하는 중소벤처기업들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하에 벤처투자 환경 개선 등 중소벤처업계에 일부 긍정적인 점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 정부 이후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벤처투자 환경은 개선될 수 있다"며 "요즘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데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중소벤처기업들 역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이정희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에 나서면서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반사적인 혜택을 입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3·4분기 수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이 기간 동안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45억4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8.8% 늘어난 수치로 5분기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병헌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이 수입관세 인상에 나서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무역업 중소벤처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미국이 보편 관세 부과나 중국산 제품 관세율 상향 조정 등을 어느 정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형태가 되던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비용은 상승하면서 수출 대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이런 여파로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벤처기업에 상당한 납품단가 인하 압박이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 진출한 반도체와 2차전지, 자동차 대기업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소벤처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병헌 교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 내 투자 보조금 삭감으로 반도체와 2차전지, 자동차 등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과 함께 이들과 협력하는 소부장 중소벤처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과 함께 미국·중국 외에 다른 국가들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는 등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희 교수는 "수출 위주 중소벤처기업들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운 교수는 "내년에는 국제 경제와 정세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도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고 보수적으로 경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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