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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니 연구자 100명 넘는데 한국은 20명" [fn 이사람]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7 19:19

수정 2024.11.07 19:19

전제성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공계 돌풍에 어문계 등 인기 뚝
연구자 은퇴 느는데 후학은 줄어
라오스·캄보디아 연구 손에 꼽아
기업·정부 차원 양성 정책 필요
전제성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인 제공
전제성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인 제공
"국내 인도네시아 연구자가 20명인데, 일본은 100명이 넘는다. 인도네시아어 교육도 일본은 120년이 벌써 넘었다."

제17대 한국동남아학회장인 전제성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는 국내 동남아시아 지역 연구 현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전 교수는 국내 동남아시아 연구가 인도네시아·베트남 위주이며, 정치학·인류학 기반 연구자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면서 다양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7일 "동남아학회 회원 250여명 중 3분의 1인 70~80명이 동남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라면서 "최근 은퇴 혹은 은퇴가 임박한 연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진 연구자 유입은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 입시에서도 이·공계열 인기가 많아지면서 수험생들의 어문계열과 사회과학 계열 홀대가 이어지자 동남아지역학 후학 양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최상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CSP)를 맺는 등 동남아 지역이 윤석열 정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는 등 중량감에 비해 국내 동남아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베트남·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연구자는 한 손에 꼽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동남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피해가 클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동남아 연구자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에 따르면 해외진출 한국 기업 1만1567개 중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기업 수는 5762개로 전체 해외진출 한국 기업 중 49.8%를 차지한다.

전 교수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에서 성공한 배경으로 끊임없는 지역학 연구와 지역학 연구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전 교수는 "일본은 교토대 동남아연구소와 같이 동남아 관련 대학거점 연구소들이 있으며, 정부 산하 국책연구소에 동남아시아 국가별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등 지역학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연구소는 연구개발(R&D) 펀드로 현지조사에 집중하는 등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호주 정부도 동남아 연구에 적극적이다. 전 교수는 "호주는 '인도네시아 업데이트'라는 인도네시아 연구서를 매년 발간한다"면서 "대학에서도 아시아 언어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어의 인기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국내 동남아 연구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신아시아구상부터 신흥 지역 연구가 R&D 카테고리에 있어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면서 "현재 R&D 지원책이 세부항목별이 아닌 인문사회 학문 대단위 중에 선정되는 형식이라 지원받을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과거 포스코 청암재단이나 최근 정몽구재단의 CMK School of ASEAN과 같이 동남아 연구자 양성에 기업이 힘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면서 "더 많은 기업과 정부 차원의 동남아 연구자 양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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