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대통령 망신주려는 야당… 예의 지키면 열번이라도 가겠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7 21:17

수정 2024.11.07 21:17

尹대통령, 대국민 담화·회견
시정연설 불참 이유로 들어
범야권 특검법 남발 등도 비판
與 "진솔한 설명" 野 "동의 못해"
윤대통령 담화 보는 여당 의원 7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 한 여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대통령 담화 보는 여당 의원 7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 한 여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년 만에 국회 시정 연설에 불참한 이유로 '대통령 망신주기'를 꼽았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의 장이 돼야 할 국회가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힘든 곳이 되고 있음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 야당의 태도에 진한 섭섭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개원식·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정치권이 평소에는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큼은 기본적인 프로토콜로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인데, 난장판이 되는 곳에 대통령이 가는 것이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에는 앞선 두 번의 시정연설로 국회를 찾았을 때 경험이 녹아있다.
취임 첫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당시 야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두번째 시정연설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등을 돌리고 앉아 있거나 악수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올해 역시 야당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남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에 대해 탄핵소추를 추진하면서 대통령을 존중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막을 내린 국정감사에서는 김 여사를 비롯한 모친 최은순씨에 대해 불출석을 사유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건 (대통령이)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제가 안 간 것"이라며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고 야당도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현재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로 예의만 지킨다면 다시금 국회를 찾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정말 국회에 도착해서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저도 시정연설에서 야당을 존중하는 이야기들을 할 것이고 야당도 아무리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어제까지는 퇴진 운동을 했더라도, 정말 그 시간만은 지켜준다면 열 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회에 여야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 발표를 통해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살피고 외교 안보 현안을 챙기는 데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밝혔다.

반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지율이 1%라도 돌을 맞아서도 자기가 뜻한 것은 관철하겠다고 얘기한 대통령"이라며 "야당 때문에 국회에 못 왔다는 말을 온전히 받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우리 국민들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도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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