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만장일치 기준금리 0.25%p 인하 결정에 증권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트럼프 정부 재출범에도 당분간 금리 경로를 유지한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코스피 하락 부담을 한층 덜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4.75~5.0%에서 4.5~4.75%로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두 번 연속 금리 인하 결정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대선 정치 이벤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코스피 하방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와 미국 대선이라는 최대 이벤트가 끝나면서,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등 그간의 트레이드 움직임이 되돌림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여타 증시 대비 계속 소외현상이 심했던 코스피가 본격적인 추세 반전을 당장에 꾀하긴 어렵지만 이 같은 되돌림 및 외국인 순매도 강도 약화 등을 통해 연말까지 부분적인 키맞추기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임기를 지키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현재는 연준마저 불확실성을 높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며 "만장일치 인하 역시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다만 트럼프 재임 성공으로 연준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위험이 부상한 점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1기 재임 및 후보 시절에도 저금리 정책을 통해 돈을 풀어야 한다며 연준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해도 임기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상황상으로는 향후에도 금리 인하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대선 이후의 정치·정책 변화까지 감안한 판단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 이벤트이나 미국 신(新)정부-연준 간의 정책 불협화음이 가져올 경기·물가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잔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AI, 바이오, 방산, 금융 등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업종 혹은 대선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을 할 수 있는 업종에 비중을 늘려가는 것은 적절하다"며 "동시에 단기적인 대응 관점에서는 실망감이 더 컸던 이번 3·4분기 실적시즌을 치르는 와중에도 이익 모멘텀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 조선, 증권, 화장품과 같은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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