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9일 저녁 부산의 가을밤을 수놓은 '제19회 부산불꽃축제'가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를 비롯한 부산 곳곳에서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려하게 개최됐다.
'끌림·설렘·울림'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로의 도약을 알리는 메시지를 담아 더욱 특별한 연출로 관람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불꽃축제는 지난해보다 1시간 앞당긴 오후 7시부터 시작해 이른 시간부터 수많은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으로 몰려들었다. 노점상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갖가지 음식 냄새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경찰, 소방, 자원봉사자들도 오전부터 도로를 통제하고 방문객들을 안내했다.
불꽃쇼 개시 6시간 전인 오후 1시께 해수욕장 인근 카페에는 벌써부터 들뜬 표정으로 축제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A씨(40대·여)는 “오전 시간 카페에 방문해 음료와 식사를 시키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여유롭게 축제를 기다리고 있지만 카페에서 불꽃이 잘 보일지 걱정”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5시께 본격적인 축제 시작 1시간 전이 되자 광안리 일대에 몰려든 인근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사전행사 음악과 진행자의 멘트가 큰 소리로 울리고, 호각 소리와 안내소 방송, 간간이 터지는 시험 폭죽으로 옆 사람의 말소리를 듣기조차 어려웠다.
프랑스에서 온 제프 이자벨씨(50대)는 “부산 여행 중 불꽃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왔지만 티켓이 없어 길거리에서 관람할 예정”이라며 “지난 7월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축제에도 방문했지만 광안리 불꽃축제는 질서 정돈하고 규모도 큰 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7시 첫 불꽃이 터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올해 행사에선 광안대교를 따라 물결 형태로 흐르는 '웨이브 불꽃'과 글로벌 허브 도시 도약 내용을 담은 '문자 불꽃'이 처음 선보였다. 국내 최초 낙하산 모양의 '패러슈트 불꽃'이 연출되고 관람객들은 불꽃이 터질 때마다 눈과 카메라로 광경을 담기 바빴다.
두 자녀와 함께 대연동에서 온 이문효씨(40)는 “아이들이 꿈틀거리는 웨이브 불꽃을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같이 온 보람을 느꼈다”라며 “작년과 달리 날씨가 춥지 않아 야외 관람하기 좋았고 가을 날씨에 불꽃축제를 볼 수 있어 너무 낭만적이었다”고 말했다.
잠깐의 휴게 시간 이후 2부에서는 '끌림, 설렘, 울림'을 주제로 한화의 '부산멀티불꽃쇼'가 35분간 각양각색의 불꽃을 연출했다. 마지막에 축제가 끝났음을 알리는 ‘커튼콜 불꽃’이 5분간 진행되면서 이날 불꽃쇼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를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관람객 일부는 행사 지연과 불꽃 연출에 대해 다소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경북 경천에서 왔다는 손태옥씨(50대·여)는 "요즘 워낙 불꽃축제가 화려하다 보니 특별하게 화려하다는 느낌은 없었다"라며 ”관람을 위해 먼 곳에서까지 찾아올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C씨(30대) 또한 “정각에 행사가 시작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10분 이상 불꽃이 올라오지 않는 등 공백이 길었고, 도중에 인터미션 시간도 있어서 인파를 피해 예상보다 일찍 행사장을 벗어나야 할 것 같다”라는 아쉬움을 전했다.
부산시는 100만 인파가 집결할 것에 대비해 공무원과 경찰 등 6700명의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했으며, 해수욕장에 진입하는 골목 등 주요 지점마다 키다리 경찰관을 확대했다. 부산교통공사는 관람객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1∼4호선 열차 운행을 240회 증편하고 막차 시간을 25분 연장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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