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을 두고 국내 방산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방위비 증가 혜택을 미국 기업에 몰아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방비 증가에 따른 K-방산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의 국방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국방력 강화와 함께 국방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1기 행정부 때도 첫해에만 10%에 가까운 국방비를 늘렸던 점도 향후 미국 국방비 확대에 힘을 싣는다.
국방비 확대는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K-방산에 호재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 추진을 위한 성능시험 계약을 맺고 K9 자주포의 미국 수출을 노리고 있다. LIG넥스원(079550)의 유도로켓 '비궁'은 미국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해 미국 진출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협업을 강조한 것도 K-방산의 미국 진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 통화에서 함정 MRO만 언급됐지만, 양국의 방산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6월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방산 영향 및 대응 과제'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다시 집권한다면 대대적인 국방비 지출 확대가 예상되고 이는 국내 방산기업에 미국 시장 진입 기회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방위비 증가 혜택이 미국 기업에 집중된 것이란 전망도 상존한다. 미국 방위력 강화와 함께 방위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미 행정부 전환과 K-방산의 미국 진출은 별개"라며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조속 지급하려는 것과 같이 오히려 K-방산의 미국 진출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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