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금품 등 수수, 횡령등
이기흥 회장 등 8명 수사 의뢰
이기흥 회장 등 8명 수사 의뢰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원 부정 채용 관련 의혹이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은 10월8일부터 지난 8일까지 대한체육회 비위 점검 결과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체육회 예산 낭비(배임) 등 비위 혐의를 발견해 이 회장 등 관련자 8명을 수사의뢰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이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 및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등 기타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해 관련자 11명에 대해 의법 조치를 요청하기로 했다.
점검단 결과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정 채용 의혹이 있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채용 과정에서 이 회장은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없애도록 지시했다. 해당 직위는 선수촌 내 훈련 관리 업무를 하는 자리로 기존 △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요건으로 설정됐다. 이 회장은 A씨 이력서를 전달하고 자격 요건 완화를 수차례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하는 등 절차를 무시했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스포츠 지도자 자격 요건이 삭제된 채 채용이 이뤄졌고, 회장이 지시한 특정인이 채용 됐다.
점검단에 따르면 물품 후원 요구 정황도 포착됐다. 국가대표 선수촌 고위 간부가 이 회장의 승인 하에 한 스포츠 종목 단체 회장에게 보양식과 경기복 구입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회장은 이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약 8000만 원의 물품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대한체육회장의 상습적 폭언도 다수 직원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이 회장은 2021년 대한체육회 예산 관련 논의 과정에서 당시 예산 담당자에게 “넌 문체부 XX야, 체육회 XX야”라고 욕설을 하며 폭언 했고, 2024년 파리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관련 회의에서 “문체부 장관이 행사에 온다면 당신을 인사 조치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점검단은 이 회장이 국정감사 출석을 피하기 위해 감사 당일 지방 일정을 핑계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선수촌 인근에서 음주를 하는 등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을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점검단은 이번 점검시 대한체육회 일부 임직원의 비협조와 방해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점검단에 따르면 선수촌 간부 B는 점검단 방문일에 본인 업무용 PC에서 임의로 하드디스크를 제거하여 이동 보관 시도했다. 이후 점검관 요청을 받아 하드디스크 제출했고, 현재 봉인해 대한체육회 감사실에서 보관 중이다. 또 다른 임원C는 출석 전날 병원에 입원해 일방적 출석 불가를 통보했고, 임원D는 추가 조사 사전 고지에도 해당 일에 무단으로 연가를 강행해 조사를 방해했다.
국조실 점검단 관계자는 “점검단은 대한체육회 일부 임직원의 부당한 업무 처리 혐의를 명백하게 밝히기 위해 점검 결과를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주무부처에도 통보해 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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