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견인한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 출신 빅테크 보수주의자들
美 정치·외교 외 방산 비즈니스도 활약
트럼프 2기, AI기반 국방력 혁신 전망
김정은과 친분 바탕 핵군축협상 나설듯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증액 가능성 커
전문가 "방위비 협상 넘어 큰그림 그려야
K-방산 위상 높아… 전략적 설계 필요"
실리콘밸리 출신 빅테크 보수주의자들
美 정치·외교 외 방산 비즈니스도 활약
트럼프 2기, AI기반 국방력 혁신 전망
김정은과 친분 바탕 핵군축협상 나설듯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증액 가능성 커
전문가 "방위비 협상 넘어 큰그림 그려야
K-방산 위상 높아… 전략적 설계 필요"
미국 대통령선거가 초반부터 우위를 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외교안보 및 경제정책의 상당수 분야에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 Make America Great Again!)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트럼프 2기 정부의 예상되는 새 국정 방향의 얼개는 대략 '바이든 정부 지우기'로 요약된다.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원인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면서 그의 강력한 배경으로 등장한 일명 '페이팔 마피아'가 트럼프 당선에 신의 한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공화당은 상·하원 선거까지 모두 이겨 의회도 장악함으로써 트럼프 2기 정부는 강력한 정책을 펼칠 추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구촌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트럼프 2기의 국방 및 외교·안보 정책을 전망해 본다.
■트럼프 재집권 견인..일명 페이팔 마피아
10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승리엔 '민주당 후보교체 임박, 생명 위협, 사법처리' 등 3중 위기에 놓여 있던 상황에서 지난 7월 13일 피격 사건이 분수령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 부흥을 이끈 이른바 '페이팔(Paypal) 마피아'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 출신의 '빅텍(big tech) 보수주의자' 그룹이 트럼프와 전격 밀착하면서 JD 밴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도 승리의 주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지난 2007년 11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성공한 페이팔의 전 CEO 및 전 직원들을 조명하며 서로 공생의 관계를 유지해 온 동료에 가까운 그룹을 통칭해 이들을 그리 악의적인 표현이 아닌 의미에서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렀다.
이들 그룹에 속하며 현재 미국 기술산업을 선도하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팔 마피아는 지난 수년 동안 보수주의 운동을 꾸준히 지원해 왔으며 JD 밴스가 부통령에 지명된 배경에는 이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정책 전개 방향을 읽기 위해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빅텍기업의 정신적 지주로까지 평가되는 피터 틸이 지난 20년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키워낸 제자(Protege)들은 미국의 정치, 외교, 행정은 물론 방산 관련 기업을 포함한 비즈니스 영역까지 활발하게 진출해 결사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 2011년 5월 새벽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무수히 많은 점조직으로 이뤄진 알카에다 구성원 가운데 빈라덴을 찾아내는 일은 '모래사막에서 바늘 찾는 격'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당시 한 기업의 힘을 빌려 빈라덴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 기업이 바로 피터 틸이 창업한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회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였다.
전쟁의 판도를 뒤흔드는 군사용 VR(가상 현실)의 천재로 불리며 30대 초반에 불과한 팔머 럭키가 이끄는 초연결 AI(인공지능) 및 혁신적 공중드론을 생산하는 방산기업 안두릴도 이들 그룹에 속한다.
■우크라전쟁·중동 전쟁 향방은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바이든 정부를 공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지적했다. 자신은 2년 8개월이 넘어가는 이 전쟁을 취임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3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는 푸틴 대통령과도 굉장히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당선되면 취임 전이라도 문제를 빠르게 잘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이 바라는 방향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트럼프 2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제공해 줄지, 러시아와 대화를 추진할 지 의문"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지원을 줄이고 현재 전선을 휴전 또는 종전 경계선으로 삼아 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쪽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서는 트럼프 자신의 취임 전까지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는 점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같이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큰 전쟁을 신속하게 정리하겠다고 장담한 트럼프가 당선된 만큼 이 글로벌 전쟁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향방이 크게 달라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2기, 미·북 핵군축협상 나서나
트럼프 2기에 참여할 전문가 그룹의 북핵문제에 관한 정책적 스펙트럼은 비핵화에서부터 핵군축협상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다. 다만,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인정하고 본토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군축협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상대적으로 많다. 트럼프 1기에서 국방부 장관 대행을 지낸 크리스토퍼 밀러는 북핵은 불가역적인 상황이므로 기대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을 두고 협상해야 한다면서 군축협상은 효과적으로 북한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며 제재완화를 바탕으로 동결 협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도 트럼프 2기에서 김정은과의 개인적인 외교를 재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대북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며 트럼프는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찾기를 매우 열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자신도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고,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있지만 우리가 돌아가면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락연구실장은 이번 대선에서 공화, 민주 양당의 정강 정책이 '비핵화' 용어를 뺀 것은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정서를 잘 보여준다며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도 비핵화가 빠져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증액 가능성 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미 대통령 재임 당시 뿐만 아니라 퇴임 후에도 한국 정부가 내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인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2019년 8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매우 적은 돈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자신의 요구에 따라 한국은 9억9000만달러(당시 약 1조2200억원)를 냈다"고 적었다.
해당 금액은 그 전해인 2018년 방위비 대비 약 6% 오른 규모였다. 다만 해당 협정의 유효기간이 1년이었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듬해 분담금 50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5배가 뛴 금액에 협상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결국 이후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비를 13.9% 인상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타결시키면서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와 조기 협상을 통해 오는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보다 8.3% 올린 약 1조5100억원으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연간 인상률 5% 상한선을 두고 4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연동시키기로 했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2025년 1월~2029년 1월) 내 방위비가 모두 책정된 상태지만,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좀 더 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탄생의 강력한 배경으로 포진한 페이팔 마피아의 성향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이 펼치게 될 국정운영에 대해 우선 △도덕적 사회적 보수주의 원칙 전개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 경제 혁신을 목표로 제조업과 중산층을 회복을 추구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국방 혁신과 관련해선 △AI를 이용한 국방 혁신을 기본으로 초연결 AI 기반 전영역을 지배하려는 목표 추구로 국방력·군대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초대서양(Transatlantic) 비중을 줄이고, 초태평양(Transpacific)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향후 전개될 트럼프 2기와의 방위비를 협상에서 좁은 의미를 넘어 경제와 안보 전반에 걸쳐 무엇을 주고 받을 것인가 큰 그림을 놓고 펼치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며 "특히 자유민주 진영의 무기고로 떠오른 대한민국 K-방산의 위상과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적 가치는 지구촌 시장에서 상종가로 평가되는 만큼 앞으로 '대한민국 국익'과 '한반도 안보정세의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기 위한 전략적 설계를 미리 촘촘히 해야할 시점이라는 관측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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