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국회서 입헌민주당 노다 꺾고 총리로 재선출
2기 내각, 정치비자금 관련법부터 손 볼 듯
2기 내각, 정치비자금 관련법부터 손 볼 듯
【도쿄=김경민 특파원】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1일 일본의 총리로 재선출됐다. 이시바 2기 내각은 부분 개각을 단행하고 정치비자금 관련법 개정,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국민신뢰 회복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자민당이 집권 12년만에 소수여당으로 전락하면서 향후 2기 내각의 앞길은 야당 눈치를 봐야하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특별국회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에서 결선투표 끝에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를 꺾고 총리로 재선출됐다.
일본은 총선 후에 총리를 재지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여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으나 야당이 총리지명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무난한 재지명에 성공했다.
이날 중의원(하원) 1차 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이시바 총리는 221표, 노다 대표는 151표를 각각 얻었다. 이어 결선투표에선 이시바 총리가 221표, 노다 대표는 160표로 집계됐다. 제2·3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무효표를 행사해 이시바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 이외 후보 이름을 적은 표는 모두 무효표로 처리된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이번 총리지명 선거는 30년 만에 결선투표까지 진행됐다. 사상 다섯번째다.
중의원과 별도로 진행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선 이시바 총리가 전체 239표 가운데 142표로 승리했다. 참의원에서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같은 달 9일 중의원을 조기 해산, 27일 중의원 총선을 치렀다. 총선에서 연립여당은 기존 의석수보다 64석 적은 215석을 얻어 과반인 233석에 미치지 못했다. 입헌민주당은 148석을 확보했고,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각각 38석과 28석을 얻어 선전했다.
총리 선거에 앞서 이날 오전 1기 내각의 각료들은 전원 사임했다. 이시바 총리는 곧 바로 2기 내각을 출범시킨다. 2기 내각은 총선에서 낙선한 농림수산상, 법무상, 국토교통상 등 3명이 교체되고 나머지 각료는 유임된다.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이후 12년간 지속된 단독 과반이 시대가 끝나면서 정책 의사결정 절차는 과거처럼 당정 안에서만 처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 앞으로는 야당의 지지 없이는 정부 예산안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이시바 내각은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정치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관련법을 연내 재개정할 방침이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회의에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들을 불러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또 취업 기피 현상의 원인인 소득세 면제 쿼터(103만엔의 장벽) 관련 대책, 휘발유세 인하 등도 여야의 협상 테이블에 오른 당면 과제다. 여당은 지난 8일부터 우익 성향인 국민민주당과 경제 대책과 세제 개혁에 관한 협의를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립여당이 국민민주당에 한정하지 않고 안건마다 입헌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를 포함해 야당과 합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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