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재정위기 빠졌던 남유럽 3개국
시장친화 개혁책으로 EU우등생 등극
시장친화 개혁책으로 EU우등생 등극
[파이낸셜뉴스] 2010년대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던 남유럽 국가들이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유럽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성장배경에 긴축정책과 시장친화적 구조개혁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최근 경제성장이 두드러지는 남유럽 3국(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의 지난 10여년간 정책과 경제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혹독한 재정위기로 국가 디폴트 사태에까지 이르렀던 그리스는 최근 유럽연합(EU) 성장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을 보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3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다.
한경협에 따르면 1980~90년대 그리스는 무상의료·교육, 연금 인상, 공무원 증원 등 선심성 정책을 펼쳤는데, 국가부채의 급격한 누적으로 이어져 재정 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후 2019년 집권한 미초타키스 정부가 EU 권고에 따라 긴축정책을 이행하는 한편, 감세 및 투자환경 개선 등 시장친화적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취임 당시 29%였던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22%까지 인하했으며, 투자·노동 관련 규제를 정비하며 기업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리스는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 연속 EU 평균 성장률을 상회했다. 또 200%가 넘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168.8%까지 하락하며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밖에 스페인도 2011년부터 추진해 온 노동·연금·재정 등 전방위적인 고강도 구조개혁과 적극적인 투자유치 지원정책으로 재정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포르투갈도 재정위기 이후 노동, 조세, 공공부문 등 전방위적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개선을 도모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남유럽 국가들의 성장에는 관광업 회복 등 대외적 요인 외에도 긴축 재정, 적극적 투자유치 등 친시장적 체질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며 “최근 유럽경제가 에너지 가격급등 등으로 심각한 침체국면에 직면한 상황에서, 남유럽 3국이 장기관점에서 구조적 취약성 대응을 어떻게 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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