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칩스법 폐지보단 보조금 축소 무게… 머스크 역할도 주목" [트럼프 2.0 시대 - K반도체 영향]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1 18:18

수정 2024.11.11 18:18

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의 조언
"강해진 트럼프에 워싱턴 폭풍전야
취임후 100일간 정책 밀어붙일듯
보편관세 대비하되 '빈틈' 공략
미국서 더 사올수 있는 것 고민을"
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신(新)정부 출범, 한국경제 준비되었는가'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철 한경연 원장, 김종훈 전 국회의원,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신(新)정부 출범, 한국경제 준비되었는가'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철 한경연 원장, 김종훈 전 국회의원,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의 투자가 주로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이뤄져 완전 폐지는 어렵다.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준비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걱정하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주관한 '트럼프 신정부 통상정책 전망과 한국 경제계의 전략적 대응책 모색' 좌담회에서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인한 국내 산업계의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여 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철강 232조 대응에 참여했으며, 문재인 정부 3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다.

이날 패널 토의에 참여한 전직 통상교섭본부장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재선이 정부와 국내 기업에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주제발표에서 여 연구위원은 "지금 워싱턴은 폭풍 전야"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접전이 예상된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서 훨씬 강해져서 돌아왔다"고 대선 결과에 대한 현지 반응을 전했다.

여 연구위원은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100일 이내 정책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봤다. 여 연구위원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폭 세제감면을 했는데 2025년 일몰을 앞두고 있다"면서 "반드시 연장될 것이며, 세제감면으로 인한 세수부족은 중국 제품에 대한 '60% 관세' 등으로 채울 것"이라고 대중국 압박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일론 머스크를 주목하기도 했다. 여 연구위원은 "선거 과정에서 머스크의 역할이 컸다"면서 "전기차와 이차전지 관련 정책에서 머스크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의 보편관세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미국 정부도 전반적인 고관세를 임기 말까지 유지할 수 없어 예외 조처를 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빈틈'을 잘 공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전 국회의원도 "보편관세에 대해 대비는 하되, 덜 파는 쪽을 고민하기보다는 미국으로부터 더 사 올 수 있는 걸 고민하자"고 했다.


문재인 정부 2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양자관계를 판단하는 척도는 무역적자"라면서 "무역적자국 8위인 우리는 트럼프 정부의 1순위 고려대상은 아니겠지만 중국,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 이어 타깃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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