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남미서 첫 만남
고위급 대화 확대, 오염수, 중국군 활동 문제 다룰 듯
고위급 대화 확대, 오염수, 중국군 활동 문제 다룰 듯
【도쿄=김경민 특파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중순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15~16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각국 정상, 외교장관,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과 고위급 대화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일본에서 개최되는 한일중 정상회의에 시 주석의 방일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은 2019년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없었다.
일중 간 현안은 산적해 있다. 우선 이시바 총리는 일본 수산물의 중국 수입 재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지난 9월 양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실시한 오염수 회수 조사에 중국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단계적 수산물 수입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중국군의 일본 주변 활동 문제도 우려를 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8월에는 중국군 정보수집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처음 침범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재발방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측된다.
닛케이는 "동·남중국해에서 현상 변경의 시도를 하지 않도록 중국에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것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일본은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일본인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일본인 보호 강화와 구속된 일본인의 즉각적인 석방 등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중은 경제 등의 분야에서 '공동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한 호혜적 관계'에 기초해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표현은 2006년 고 아베 신조 총리가 제안하고 2008년 '일중 공동성명'에 명시된 이후 양국 외교정책의 근간이 됐다.
최근 양국 관계 악화로 잠정적으로 사용이 중단되다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시 주석의 정상회담으로 6년 만에 부활했다. 당시 두 정상은 아시아의 이웃으로서 협력 분야를 추구하고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의 '새로운 시대의 일중 관계'를 선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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