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2197억·2072억… 70% 점유
코리아밸류업 상자지수펀드(ETF) 시장이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이미 2개 대형사가 전체 70%가량을 잡았고, 이 흐름이 바뀌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KODEX), 미래에셋운용(TIGER) 코리아밸류업 ETF 순자산총액은 각각 2197억원, 2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4269억원으로 코리아밸류업 관련 ETF 전체 6120억원의 69.8%에 해당한다.
코리아밸류업 관련 ETF 12개 중 나머지 10개가 1851억원(30.2%) 규모다. 상품당 평균 185억원에 그치는 셈이다. 순자산 기준 3위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KoAct·336억원)으로 2위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유일한 상장지수증권(ETN) 지표가치총액(IV)도 198억원에 그쳤다. 공모펀드를 낸 신한자산운용(설정액 95억원), KB자산운용(2개 합산 26억원) 성적 역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ETF는 지난 4일 동시 출시됐는데, 모두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한다. 9종은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패시브형, 3종은 운용 여력을 일부 확보한 액티브형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점구조는예견됐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일찍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TR(토탈리턴)형, PR(프라이스리턴)형 2종이 있긴 하나 재투자 방식의 차이인 만큼 사실상 선택지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자연히 차별성은 보수와 인지도외엔 뚜렷하지 않다. 기관투자자에게는 전자, 개인투자자에게는 후자가 특히 중요한 요소다. 실제 KODEX, TIGER 상품 총보수는 각각 0.009%, 0.008%로 최하위 수준이다. 패시브형이긴 하지만, ETF 운용으로 취하는 수익은 포기하는 수준이다. 결국 2개 상품의 비중이 점차 커지게 되면 투자자 선택권은 제한되고, 운용사들은 기껏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서 만들었지만 소규모 펀드 전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도 축소된다. 그나마 액티브형들 성과가 갈릴 여지가 있으나, 보수가 0.50~0.80%로 높은데다 여타 테마 상품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 전략상, 또 그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는 만큼 개인 입장에서도 굳이 중견·중소형사 상품을 선택할 동기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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