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에어쇼 행사가 열리는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인파를 덮쳐 7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13일 주하이시 공안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48분께 60대 남성 A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주하이시 체육센터 정문을 뚫고 강제 진입해 센터 내 도로에서 운동 중이던 사람들을 들이받았다. 이후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차에서 칼을 들고 자해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된 후 병원에 이송됐다.
공안 당국은 CCTV 영상과 증언, 전자 증거들을 분석한 결과 "A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자해로 혼수 상태에 있어 조사에 응하지 못하는 상태다.
현지 매체인 홍콩 명보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 현지 주민들이 운동과 산책을 위해 자주 찾던 400m 길이의 보행자 전용 구역이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현장 목격자들을 인용, "회색 오프로드 자동차 한 대가 (광장을) 왔다 갔다 하며 추돌한 뒤 도망쳤다"며 "많은 사람이 부딪힌 뒤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고, 땅에 혈흔과 잘린 손가락 등이 많았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SNS에 공유된 당시 동영상을 보면 사고 차량은 100명 가까운 시민을 들이받으며 보행자 전용 구역을 빙빙 돌았다. 동영상에는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살려달라”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CNN에 따르면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장년과 노인층이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도 있었다. 웨이보(중국판 엑스) 등에는 사건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이 유포됐으나 곧 당국에 의해 검열·삭제됐다.
특히 주하이시 당국은 이날 개막한 중국 최대 에어쇼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상자들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부상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일에 세심하게 힘쓰라"며 "살인자는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 모든 지역과 관련 부서는 위험 원인에 대한 예방과 통제를 강화하고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며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을 엄격히 방지하고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라"라고 주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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