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여성혐오 표현 하루 새 4600% 증가
대학교 등 오프라인서도 여성 혐오 피해 속출
대학교 등 오프라인서도 여성 혐오 피해 속출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뉴욕포스트, CNN 등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 분석 결과 지난 주 X(옛 트위터), 틱톡, 페이스북, 레딧 등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 표현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X에서 '네 몸, 내 선택'(your body, my choice), '부엌으로 돌아가라'(get back to the kitchen) 등 여성 혐오 표현의 언급이 4600%나 증가했다. 여성 참정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19조를 폐지하라는 문구도 1주일새 663% 늘었다.
'네 몸, 내 선택'은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강조하면서 썼던 구호('나의 몸은 나의 선택')를 뒤집어 조롱한 것으로 성폭행 위협까지 암시하고 있다.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담은 표현으로 여성의 위치를 가정 내로 제한하라는 조롱을 담고 있다.
여성 괴롭힘은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여성들에 대한 범죄 위협으로도 진화했다. 한 학부모는 페이스북을 통해 딸이 대학 캠퍼스에서 "너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말을 세 번이나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 레딧 이용자도 캠퍼스에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복장의 남성 무리에게 "네가 속한 곳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
이에 일부 여성 사이에서 여성혐오에 극단적으로 대응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4B 운동에 관심을 가진데 이어 남편을 600명 이상 살해한 여성 연쇄 살인마를 본받자는 섬뜩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혐(여자혐오) 발언과 성범죄 이력 등으로 비판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일부 미국 여성들이 ‘4B’라는 한국의 급진적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4B(비·非) 운동은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을 추구하는 움직임이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불법 촬영, 성별 임금 격차 문제 등을 계기로 2010년대 후반 한국에서 시작됐다.
또한 17세기 연쇄 살인범 줄리아 토파나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를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토파나는 이탈리아 여성이다. 학대하는 남편을 쫓아내고 싶어하는 아내들에게 독약을 팔았다. 그 결과 600명 이상의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엑스(X)나 틱톡에서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된 영상에는 젊은 여성들이 알 수 없는 물질을 음료에 타면서 의미심장하게 웃는 장면이 담겼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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