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1.1조 예측…오늘 실적발표
운임지수 손익분기점 상회…물동량도 늘어
자산 규모 15조…높은 몸값에 주인 찾기 난항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높은 해상 운임이 유지되면서 국내 유일의 장기 컨테이너선사 HMM이 올 3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커지는 덩치에 매각 추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올 3분기 매출 3조3653억원, 영업이익 1조1818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후 HMM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인 1조514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이다.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지 않을 경우 HMM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2조를 가뿐히 넘어선다.
HMM의 호실적은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해상운임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0월까지 평균 2563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2% 상승한 수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SCFI 1000포인트를 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2배 이상 웃도는 운임이 지속되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발(發) 전자상거래 물량이 대폭 늘며 물동량 자체가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적 상승으로 HMM의 덩치가 더욱 커지면서 매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HMM의 자산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막대한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중 이보다 큰 자산규모를 보유한 대기업도 많지 않은 수준이다.
그 중 인수 후보로 꼽혔던 현대차, 포스코, 한화 등도 HMM의 지나치게 높은 몸값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 인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초 매각 협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림그룹 역시 인수자금 조달 문제로 HMM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해운업 특성상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달 초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66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지분율이 70%까지 상승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인수하더라도 정부의 경영권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림그룹이 다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HMM 인수 의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HMM 매각 주체가) 진정성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며 인수에 대한 재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최근까지도 HMM 인수자를 찾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HMM의 경우 민간 주인 찾기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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