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금감원 제동 일주일만에 결정
"주주·시장 우려 겸허히 수용"
MBK·영풍 "애초에 진행 말았어야"...신규 이사 선임 추진
고
"주주·시장 우려 겸허히 수용"
MBK·영풍 "애초에 진행 말았어야"...신규 이사 선임 추진
고려아연은 13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유상증자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계획대로라면 청약은 다음 달 3∼4일 진행되며, 신주는 같은 달 18일 상장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한 조달 금액은 2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2조3000억원이 차입금 상황 목적에 쓰인다고 고려아연은 공시했다.
만약 유상증자가 성공한다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 이후 시장에서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한 직후, 이와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다.
특히 영풍·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는 주주에게 빚을 갚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 6일 금감원이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제동을 걸었고, 일주일만에 철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우려가 있었고, 금감원으로부터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이 있었다"며 "이는 당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에는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용으로 내세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포인트 넘게 벌린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은 약 34.65%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약탈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적자 제련 기업 영풍이 강행하고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협력사, 시장의 이해 관계자, 국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증 철회 결정에 대해 MBK 파트너스·영풍 측은 입장문을 내고 "애시당초 진행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끼치고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후에야 뒤늦게 철회된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MBK 파트너스·영풍은 "최윤범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운영 및 감독 체계인 ‘거버넌스’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직접 목격했다"며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신규 이사들을 선임해 유명무실한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겠다. 새롭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제를 신속하게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