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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에 상장은 무슨"... 트럼프 포비아에 IPO 상장철회 '대란'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3 16:53

수정 2024.11.13 16:53

[촬영 안 철 수] 2024.9.15
[촬영 안 철 수] 2024.9.15

올해 공모 절차 진행 중 상장 철회 기업 현황
철회 신고서 제출일 기업명
11월 12일 씨케이솔루션
11월 11일 미트박스글로벌
11월 7일 동방메디컬
10월 18일 케이뱅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파이낸셜뉴스] 증시 입성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 새내기주들의 급락으로 공모주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기대했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영향이 커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13일~11월13일) 공모 절차를 진행하다가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케이뱅크,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 4곳이다.

이중 케이뱅크를 제외한 3곳이 최근 일주일(6~13일) 사이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올 들어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다 상장 철회를 결정한 기업이 단 한곳도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한 달간 기업들의 상장 철회는 이례적이다.


씨케이솔루션은 전날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달 상장을 앞두고 있던 씨케이솔루션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하지만 씨케이솔루션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기업 미트박스글로벌이, 지난 7일에는 국내 한방 의료기기 기업 동방메디컬이 같은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케이뱅크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며 상장을 접었다.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 새내기주들의 급락이 불러온 공모주 시장의 침체가 원인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탈출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들어올 자금이 얼어붙은 데다가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줄줄이 공모가를 밑돌자 앞다퉈 물량을 넣던 기관 투자자들 마저 투자 심리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새내기주 13곳 중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뛰어넘은 곳은 더본코리아 단 한곳에 불과했다.

DS투자증권 조대형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자금이 미국 주식이나 비트코인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공모주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자금 자체가 크게 줄었다"며 "새내기주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받아줄 수 있는 수급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의 상장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수급이 분산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월 단위로 10곳 이상이 상장을 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은 분산될 수 밖에 없다"며 "아무리 기업의 내용이 좋더라도 모든 기업을 다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고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모주 시장의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만큼 희망 공모 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업이 나오기는 한동안 어렵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조대형 연구원은 "공모가를 상단 초과에 확정하는 기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최근 수요예측을 결과만 보더라도 엠오티, 에스켐 등은 하단을 뚫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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