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2주 신저가로 마감
반도체 침체가 코스피 끌어내려
글로벌자금 美쏠림도 낙폭 키워
"트럼프 트레이드 진정돼야 해소"
반도체 침체가 코스피 끌어내려
글로벌자금 美쏠림도 낙폭 키워
"트럼프 트레이드 진정돼야 해소"
■삼성전자가 끌어내리는 코스피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전체 합산 시가총액은 1970조6632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000조원이 무너진 것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1997조7460억원 이후 석 달 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2.64% 하락한 2417.08에 마감하면서 240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코스피 급락은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주 주가가 침체에 빠진 영향이 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4.53% 하락 마감한 이날 삼성전자 한 종목이 코스피 지수 하락에 미친 기여도는 16.1%에 육박했다. 하락 기여도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하락 기여도가 3.9%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삼성전자가 지수를 끌어내린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만전자'가 코앞이다. 이날도 5만600원에 52주 신저가로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120개월 이동평균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월봉 기준 10년 이동평균선을 뜻하는 120개월선은 주식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주가가 120개월선까지 추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섹터에 대한 우려와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이 증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나온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한국, 대만 등 대미무역 흑자국의 무역피해 가능성을 지적한 것도 코스피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기업에 대한 감세 및 규제완화 기대가 지속되면서 미국에 국한된 증시 호재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으로 이어졌다"며 "반면 피해국가로 평가되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수급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및 경기 둔화 신호가 부각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1일 발표된 11월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하면서 코스피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며 "기업 실적 하향 조정, 경기둔화 압력 등이 반영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지표 발표치 주목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정돼야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투자 시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반영해 크게 움직이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단 멈춰야 한다. 그래야 경제지표나 기업이익, 정책 윤곽 등이 잡히면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를 앞둔 미국 10월 소비지표 결과도 한미 증시 향방을 결정 지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10월 소비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기저효과에 따라 물가 반등 기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과도한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되면서 채권금리 및 달러화 안정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CPI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리가 레벨 다운될 경우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확산 과정에서 소외됐던 자산군들에 주가복원 기회가 생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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