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13일(현지시간)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8석 기준선을 넘어섰다.
공화당은 이로써 백악관과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행정부와 의회 권력 모두를 장악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47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원은 민주당을 밀어내고 52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된 데 이어 하원 다수당 자리도 지켰다.
의회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트럼프 당선자는 내년 1월 20일 취임 뒤 곧바로 강도 높은 불법이민자 추방, 대대적인 감세와 관세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하원 의장은 트럼프 당선자의 지지를 받은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이 유임될 전망이다.
다수당 유지
지난 5일 연방의회 중간선거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CNN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기 위한 기준선인 218개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원 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의원 6명을 제치고 하원 의석을 차지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 의원 7명을 낙선시켰다. 이날 기준 공화당은 218석을 차지해 208석에 그친 민주당을 제치고 하원 다수당 자리를 지켰다.
존슨, 하원 의장 유지할 듯
공화당의 존슨 하원의장은 의장직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트럼프의 지지를 확보했다.
존슨은 공화당 강경파 대신 민주당과 손잡고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는 등 강경파 눈밖에 났지만 트럼프가 그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의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하원의 트럼프 강경파 압박은 이전보다 거세지게 됐다. 당장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 막히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 내 대표 트럼프 충성파인 마조리 그린 의원은 존슨에게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고, 존슨이 이를 받아들였다.
마조리 의원은 지난 5월 존슨 의장 축출 공화당 의원들 모임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대대적인 변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권력 모두를 거머쥠에 따라 미국은 엄청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대대적인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기준 강화, 국내외 정책 변화 등이 모두 의회 제동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의 참패로 미국의 보수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기후위기 공동 대응 역시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더 강화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등 동맹들과 무역 갈등도 깊어지고, 세계 경제에 심각한 골이 패일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하원 의원 선거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이 얼마나 많은 격차로 민주당을 누를 지가 관건이 됐다.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면 민감한 사안의 경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져 공화당 정책이 좌초할 수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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