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크게 늘어 불수능 우려
"후회 없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재학생들 "내년에도 응원하러 올 것"
"후회 없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재학생들 "내년에도 응원하러 올 것"
[파이낸셜뉴스] "기도 많이 했어요. 열심히 한 만큼 잘 할거라고 믿어요."
14일 오전 7시30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인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 수험생 아들을 데려다주러 온 김모씨(49)는 재수생인 첫째아들을 배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고생한 수험생활을 끝내는 날이어서 마음이 편안하다"며 "사랑하는 아들이 시험 잘 보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전국 1282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시작됐다. 올해는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N수생이 크게 늘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시험장에서 만난 수험생 가운데는 현역이 아닌 재수, 삼수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들 "긴장하지 말고 좋은 기운 받길"
수능 당일인 이날 전국 시험장 앞에는 동이 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손에 도시락 가방을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안아주거나 등을 두드려줬다. 예년 수능날 대비 따뜻한 날씨에 수험생들은 가벼운 점퍼나 플리스 자켓을 걸치고 있었다.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수험생들끼리 '파이팅'을 외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경복고 앞에서 만난 재수생 박모씨(20)는 "1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수능 끝나고 논술시험이 있어서 걱정"이라면서도 "원하는 학교에 꼭 붙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고 앞에서 만난 삼수생 정모씨(21)는 "잠을 3시간밖에 못잤다. 남들보다 시간을 많이 들였는데 대학에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여고 앞에서 만난 선유고 재학생 신현경양(18)은 "준비를 많이 한 만큼 후회없이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다. N수생이 많이 응시한 데 대해서는 "지난 모의고사에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불수능이 예상된다고 해서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일부는 입시제도로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보며 안쓰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의도여고 앞에서 만난 학부모 서은정씨는 "첫째아이도 여기서 시험을 봤다. 좋은 기운 받아서 잘 볼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 안되면 재수할 생각으로 긴장하지 말고 시험 보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온 학부모 이모씨는 "대학 간 아들이 재수해서 둘째인 딸까지 세 번째 수능을 치렀다"며 "수능으로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 선생님들까지 너무 힘들다.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지각생 수송, 재학생들 응원도
수험표를 두고 오거나 지각하는 등 돌발상황도 벌어졌다.
입실 시간인 8시 10분에 가까운 시각, '수험생 호송차량'이라는 문구를 붙인 차량에서 수험생 한명이 내려 시험장인 여의도여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차량을 운전한 권기순 여의자율방범대장은 "수험생이 112로 신고해서 여의나루역에서 내리자마자 태워왔다"고 말했다. 여의도여고에 신분증을 잘못 전달한 학부모를 대신해 경찰이 수험생이 있는 여의도고로 배달을 나서기도 했다.
용산고 앞에는 고등학교 1, 2학년 후배들이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배문고등학교 학생 10여명과 학부모들은 '배문고 응원합니다', '수능 만점' 등 현수막을 들고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대박", "선배님들 파이팅"을 외쳤다.
배문고 응원단 이지한군(17)은 "선배님들이 우리가 준비한 간식과 핫팩을 가져가면서 같이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뿌듯하다"며 "수능 시험장에 와보니 같이 긴장되면서 2년 뒤가 두려워진다. 내년에도 응원하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수능 인파를 대비해 교통관리와 후송 지원에 나섰다. 경찰서별로 주요 지하철역을 비롯해 관내 시험장 주변 이면도로 교차로와 상습정체 교차로 등에 투입됐고 지역경찰은 시험장 출입구 위주로 인력을 배치했다. 교통순찰대는 사이카 등을 주요 교차로에 동원하는 한편 지역경찰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수험생을 수송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정경수 서지윤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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