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지지 받고 있지만 국방예산 등 감축 쉽지 않아
예산 삭감안 의회에 들고 가더라도
공화·민주 양당 의원 반대 넘어야 하는 숙제
예산 삭감안 의회에 들고 가더라도
공화·민주 양당 의원 반대 넘어야 하는 숙제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정부 예산 2조 달러(약 2813조 원) 삭감 작업이 시작 전 부터 도전에 직면했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에 크게 공헌한 머스크에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위원회(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 자리를 맡긴 가운데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지난 대선 기간에 공언한 최소 2조 달러의 연방 정부 예산을 줄이는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속대로 머스크를 정부효율위 수장으로 임명했지만 머스크가 정부 예산을 줄이는데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머스크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큰 폭의 예산 삭감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사회보장·건강보험 혜택 유지를 시사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연방정부의 예산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부 예산도 머스크가 쉽게 손대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매파는 국방 예산이 미군의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미 군수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해서 국방부 예산 삭감에 반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여기에 미 연방 정부의 큰 예산 지출항목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점도 머스크가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머스크가 예산 삭감안을 마련하더도 의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과 하원 선거를 모두 승리해 장악했지만 민주당은 물론, 오히려 공화당에서 머스크의 예산 삭감안 반대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방 정부 예산이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농업 보조금이나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으로 지원되고 있다. 연방 정부의 예산 지출을 자주 비판하는 하원 토마스 매시(공화당·켄터키) 의원조차 "정부 예산을 너무 많이 써서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머스크의 예산 삭감 예고에 벌써부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 하원 스테니 호이어 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민간의 경우 이익에 따라 비영리적인 일을 하지 않고 훨씬 더 쉽게 일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비영리적인 일을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머스크가 4년 동안 2조 달러를 줄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 내년 한해 동안 줄이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토 인스티튜트의 연방 예산 전문가 크리스 에드워즈는 "상하원 예산위원회 소속된 의원들 모두 연방 정부 예산을 자신의 지역구에 배정하는 것 큰 자부심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머스크의 장애물은 오히려 공화당 의원들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