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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다 '물' 가까웠던 수능..."의대 위한 시험 아냐"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4 17:51

수정 2024.11.14 18:19

'불'보다 '물' 가까웠던 2025 수능
"9월 모의고사와 체감 난이도 유사할 것"
국·영·수 난이도 작년보다↓...킬러문항 완전 배제
중·하위권 변별력 갖춰...최상위권 가리기는 부족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불수능'을 예고했던 지난 6월 모의고사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은 9월 모의고사 기조를 따라간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킬러문항' 배제 방침은 그대로 고수하는 한 편, 상위권 변별을 위한 고난이도 문제 역시 곳곳에 포진했다. 다만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최상위권' 변별에는 난이도가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으로 이어진 '9월 모의고사'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은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2024학년도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교육과정에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역시 최소화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주요 3과목 모두 지난해보다 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앞선 9월 모의고사의 출제 기조를 따라가되 수능까지 2개월 10여일간의 대비 등을 고려해 난이도를 소폭 상향 조정한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국어 영역은 '불수능'을 기록했던 작년보다 쉽고 9월 모의고사보다는 변별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에서 7번, 13번, 27번 등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EBS 연계가 높아 체감 난이도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이투스에듀는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의 선지 분석이나 언어와 매체 간접화법(39번)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선택과목에서의 문제풀이 시간 확보가 변별력 기준"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역시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쉬워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어려운 문제로 꼽힌 함수 계수의 분수 계산 등도 올해는 정수로 제공하는 등 난이도를 낮췄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공통과목 20번, 미적분 30번, 기하 28번, 확률과 통계 30번 등이 어려운 문제로 꼽힐 것"이라며 "기본적인 변별력은 유지되지만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어도 지난해 공교육 중심 출제 기조를 유지하며 체감 난이도는 더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육 중심 출제 기조를 유지하며 체감 난이도는 더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수학과 같이 9월 모의평가 흐름을 따를 경우 1등급 비율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았던 지난 9월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 비율을 받은 인원이 10.94%로 지난해 수능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 다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지문 이해의 필요도는 더 높였다.

EBS 현장교사단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지문 자체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아 작년 수능보다 쉽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면서도 요지나 주제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킬러문항' 배제...선발기능 의문
올해 수능은 역대급 'N수생' 유입을 기록했다. 응시생 52만2670명 가운데 졸업자 신분의 수험생은 16만1784명(31%)으로 3명 중 1명 꼴로 'N수생'이 포진해 있다. 2004년 이후 21년간 최대 규모다.

급격한 'N수생' 증가의 원인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가 유력하게 꼽힌다. 정부가 내년 1500여명 증원을 고수하며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나 '재수' 이상의 시험 응시가 늘어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의대를 목표로 수능을 치르는 만큼 유입되는 'N수생'의 성적 역시 상위권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난이도가 평이해지는 만큼 최상위권 사이 우열을 가릴 고난이도 문제의 비중도 줄었다는 점이다.
'킬러문항' 배제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킬러' 의심을 받은 문항이 나올 만큼 어려운 문항이 존재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난이도를 더욱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출제위원장은 "지난해 수능과 6·9월 모의평가, 수능 응시자 접수 현황 등 네 가지 데이터를 활용해 과목별 'N수생' 비율을 추정하고, N수생과 재학생의 (선택과목별) 평균을 면밀히 분석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학 영역 브리핑을 맡은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최상위권만을 위한 시험을 만들 수는 없다"며 "의대정원 확대에 초점을 두고 최상위권 선별을 위한 시험으로 수능을 구성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라고 강조했다.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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