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역시 '슈퍼스타' 김도영(21·KIA)이었다. 김도영이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류중일호'의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회 첫 승을 이끌었다.
쿠바 대표팀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10여 개 구단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오히려 한국에서 온 슈퍼스타 김도영의 플레이에 반했다.
김도영은 14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2차전 쿠바와의 경기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APBC를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그는 2회 태극마크를 단 뒤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고, 7-1로 앞서던 7회말에는 승부를 가르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김도영의 활약 속에 한국은 8-4의 완승을 수확, 전날(13일) 대만전 3-6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올해 KBO리그에서 최연소 30홈런 30도루 등을 달성한 김도영은 대회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리그 141경기에서 타율 0.347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의 눈부신 성적을 내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이러한 활약 속 김도영은 프리미어12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8일 대만 타이베이 입국 현장부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가는 곳마다 많은 취재진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대만 매체 등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김도영은 대만에 건너온 뒤 타격감을 찾았다.
13일 대만전도 비록 팀은 패했으나 김도영은 2회 좌익수 키를 넘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1도루 1볼넷의 성적을 냈다. 김도영은 패배에도 주눅 들기보다는 "몸이 가볍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 전에도 김도영을 취재하기 위해 대만을 비롯해 일본 취재진 등이 몰렸다. 쿠바 대표팀 에이스 모이넬로와 빅리거인 타자 몬카다를 보기 위해 빅리그 10개 구단 이상의 스카우트도 현장을 찾았다. 부담스러운 환경에도 그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기대만큼 잘 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김도영은 14일 쿠바전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핫 코너를 맡은 김도영은 2회초 2사 이후 6번 야딘 드레이크의 잘 맞은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선발 곽빈(두산)을 도왔다.
2회말에는 장기인 장타를 생산했다. 최원준(KIA)의 내야 안타와 신민재(LG)의 몸에 맞는 공으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2사 만루에서 쿠바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의 빠른 직구를 받아쳐 그대로 왼쪽 펜스를 넘겼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소프트뱅크에서 11승5패의 성적을 냈던 쿠바 대표 에이스를 무너뜨린 한방이었다.
김도영은 5회에도 호수비를 펼쳤다. 무사 1,2루에서 곽빈이 내려가고 소형준(KT)이 올라왔는데, 왈터스의 잘 맞은 타구가 김도영 정면으로 향했다. 그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아울러 김도영은 6회에는 정확한 타격과 함께 장기인 빠른 발을 선보였다.
우익수 방면 안타를 친 뒤 그대로 2루까지 대시, 여유 있게 세이프가 됐다. 기록상으로 우익수 왼쪽 앞 2루타였다. 톈무구장을 찾은 일본 취재진은 김도영의 허슬 플레이에 "스고이(잘한다)"라는 탄성을 내뱉었다.
김도영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쿠바가 7회초 1점을 내며 7-1로 따라붙자 7회말 1사에서 에르난데스의 초구를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한방이었다.
경기 후 김도영은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며 "직구를 노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는 부담되는 상황에서 많이 나왔는데 이것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김도영은 대만전에서 3타수 1안타(2루타) 1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3안타 2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그는 "타격감이 좋아서 계속 그것을 유지하려고 더 집중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도 이 감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했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김도영은 담담함 속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항상 여유 속에서도 책임감까지 강한 '스타'다.
그는 "내일도 (일본의)선발 투수가 좋다고 얘기를 들었다. 오늘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일단은 세계의 벽에 부딪쳐 보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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