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첫 수석부회장 타이틀…정의선 루트 탈까
전문경영인 체제 막 내리고 오너 경영 부활 '코앞'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HD현대그룹 총수 일가의 오너 경영에 속도가 붙고 있다.
15일 HD현대그룹에 따르면 전날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지난 11월 부회장에 오른 지 불과 1년 만이다. 재계에선 SK, 현대차 등에서 수석부회장 직을 운영했는데, HD현대그룹에서는 정 부회장이 최초로 이 타이틀을 달았다.
이번 승진으로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가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는 지난해 가삼현 전 HD현대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하며 현재 전문 경영인 권오갑 대표이사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HD현대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정치 활동 등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권한이 확대된 만큼 이제 회장직에 오르기 전 마지막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단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의 사촌형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수석부회장 자리를 거친 만큼 비슷한 루트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를 확률이 크다.
권오갑 회장은 2026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시점에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나올 가능성도 언급된다. 30여년간 이어온 전문경영인 체제가 막을 내리고 HD현대그룹이 오너 3세를 중심으로 한 오너 경영을 부활하는 셈이다.
1982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업체에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해 2021년 10월 사장에 올랐고,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지난 11년간 극심한 조선 불황기 속에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고강도 개혁과 사업 재편 등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과정에 있어 그룹 기획실 내 기획과 재무를 총괄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향후에는 앞으로 그룹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사실상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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