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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정보 샜나' 이수페타시스, 공시 전 기관 대규모 매도

뉴시스

입력 2024.11.15 08:00

수정 2024.11.15 08:00

이수페타시스 유증 발표 전 주가 30%넘게 빠져 기관 열흘간 1000억 투매…'유증 정보' 미리 알았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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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최근 이수페타시스가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해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유증 공시 전 기관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증 발표를 앞두고 기관들의 투매에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10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이 기간 하락률은 30%를 웃돌았다. 특별한 악재없이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던 터라 유증 정보가 사전에 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장 마감 후 늦은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2500억원, 타법인 증권취득자금 3000억원이다.
예정발행가는 2만7350원으로 지난 7일(3만3700원) 대비 약 19%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최종 발행가액은 내년 2월3일 확정될 예정에 있어 변경될 수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지난 11일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22% 넘는 폭락세를 나타냈고, 전날에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에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3주만에 50%가 빠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유증에 대해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비 증설과 첨단 소재 기업(제이오) 인수를 추진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유증 발표 전부터 이미 하락세를 탔다는 점이다.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10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이 기간 주가는 32.2%나 하락했다. 기관은 이수페타시스 주식 1007억원을 팔아치우며, 집중 순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주가 하락률은 1.38%로 크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이수페타시스가 특별한 악재가 없는데 유증 발표 전 기관의 투매를 수상히 여기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도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위반 시에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공시 발표 사흘 전 이수페타시스는 인수합병(M&A)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한 차례 해명 공시를 한 바 있다. 지난 4일 회사 측은 인수설에 대해 '미확정' 해명에 나섰지만, 결국 나흘이 지나고 관련 내용은 사실이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시가 발표되기 3주전부터 관련 유상증자와 M&A 내용이 증권가에 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 외에는 언급할 사안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매매 의혹은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락앤락, MBK파트너스의 커넥트웨이브 등은 공개매수 시작 전날 주가가 급등해 선행매배 의혹이 불거졌고, 금융감독원은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매도 리포트 발간 전 대량 매매(선행매매)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매도 주문 이후 이틀 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를 냈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당일 6% 넘게 내렸다. 금감원은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내용이 사전에 유출돼 선행매매가 발생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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