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으로 뜻을 모으며 봉합되는 듯 했던 친한(친한동훈)계과 친윤(친윤석열)계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새롭게 불거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계파 갈등의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온 일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 보수 유튜버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는 국민의힘 익명 게시판은 게시자 이름은 가려지고 성만 노출된 채로 글이 게시됐다. 하지만 성과 이름을 모두 넣어 게시물을 검색하면 그대로 해당 작성자의 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대표 및 그의 가족들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다수 발견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한 대표 측은 책임당원이 80만 명에 달해 동명이인 당원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일축한다. 한 대표 역시 해당 글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윤계 의원을 중심으로 당무감사나 수사를 통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첫 입장을 밝히며 "여러 중요 사안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없는 분란 만들어서 분열 조장할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급기야 전날 의총에서는 당원 게시판 관련 파열음이 공개적으로 분출했다. 친한동훈계 서범수 사무총장은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 등을 전하며 "조사할 수 없다"고 했지만 김미애 의원 등이 조속한 의혹 해소를 촉구하며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친한 인사들의 장외 공방전도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여사에게 정말 입에 담지 못할 험악한 말을 하는 분들은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당무감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친윤계 강승규 의원도 전날 당무감사를 통해서 게시판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한 대표가 글을 안 썼다고 하면 이 문제는 더 간단한 것 아니겠나. 이 자들을 모두 솎아내서 당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반면 친한계 장동혁 의원은 "당무감사를 갈 사안인지 등은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경태 의원도 "이 문제를 가지고 지나치게 대표를 공격하거나 또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야당이 좋아할 수 있는 하나의 분열상"이라고 지적했다.
특별감찰관 문제가 간신히 봉합되자마자 불거진 당원 게시판 논란에 거야를 상대로 고전하는 여권이 또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상당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문제가 잘 해결됐다 싶었는데, 이번엔 당원 게시판이 논란이 됐다"며 "또다시 이 문제가 당내 갈등에 중심에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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