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펀드를 통해 투자한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상대적으로 더 쉽게 제조할 수 있는 링커 플랫폼 기술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라리스 바이오텍은 최근 국제학술지 '켐바이오켐'에 ADC 링커 플랫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항체 약물을 재설계하지 않고도 약물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접합 기술에 대한 내용이다.
ADC는 특이적인 암세포 항체에 링커라는 연결 기술을 활용해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 페이로드를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정밀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ADC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무작위로 결합하는 1세대, 항체 유전자 변형을 통해 특정 위치에 약물을 붙이는 2세대 등이 있다. 3세대 기술은 유전자 변형 없이 항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다.
아라리스가 보유한 ADC 기술은 3세대 기술이다. 상대적으로 균일한 ADC 물질을 만들 수 있다. 기존 기술은 링커와 약물을 항체의 특정 위치에 부착하기 위해 별도의 작업이 필요했다. 아라리스 링커 플랫폼은 추가 가공 없이 링커와 약물을 항체와 결합할 수 있다.
아라리스는 연구를 통해 기존 항체를 재설계하지 않고 글루타민295(Q295) 부분을 활용해 간단히 페이로드를 항체에 결합할 수 있는 새 방법론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라리스 링커 기술은 트랜스글루타미나아제라는 효소를 사용해 항체 특정 부위에 페이로드 직접 결합이 가능했다. 단일 혹은 다수 페이로드를 정밀하게 항체에 부착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활용할 시 ADC 물질의 효능과 내약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아라리스 연구진은 "데이터에 따르면 아라리스 링커 기술은 안정적이고 정확한 ADC 약물을 개발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면서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Q295를 활용하므로 다양한 항체에 바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라리스는 지난 2019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에서 분사돼 설립된 기업이다. 삼성 투자에 앞서 2400만 달러(약 312억 원) 조달을 2022년에 성공하면서 총 4000만 달러(약 520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아라리스는 독자적인 ADC 링커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아라리스에 단독 투자했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지난 2021년 7월 바이오 분야 신사업 기회 발굴을 목표로 15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펀드다.
아라리스 링커 기술이 상용화될 시 ADC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은 확장성과 안정성 등 기존 기술이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지난해 59억 달러(약 7조 7000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오는 2026년 130억 달러(약 16조 9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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