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주로 고독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공비단뱀이 통념을 깨고 무리 내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열대성 우림에 주로 서식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애완 파충류로 알려진 공비단뱀은 그간 유순한 성격, 화려한 패턴 등으로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애완 파충류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다만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 대학교 출신의 생태학자 모건 스키너가 NYT에 주장한 바에 따르면, 공비단뱀은 그간 사람들이 갖고 있던 '뱀은 전혀 사교적이지 않다'는 선입견 때문에 주로 고립된 채 생활했다.
그러나 윌프리드로리에 대학 모건 스키너 박사팀은 최근 통념과 달리 공비단뱀 또한 고립된 채 홀로 생활하는 게 아닌, 무리를 지어 사회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6마리의 공비단뱀 암수를 한데 넣고 10일간 관찰했다. 동시에 뱀들이 한 마리씩 쉴 수 있는 개별 쉼터도 제작, 카메라를 설치해 변화를 지켜봤다.
관찰 결과, 한 마리씩 개별적으로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마리의 뱀 모두 같은 쉼터에 모여 60%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에 연구팀이 특정 쉼터를 좋아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그곳을 폐쇄해보기도 했으나 뱀들은 곧장 다른 쉼터로 몰려들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동일한 방식의 실험은 그 후로도 몇 년간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공비단뱀의 실험 개체수가 5마리로 변경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관찰되는 패턴 역시 동일했다.
연구팀이 하루에 두 차례 공비단뱀의 위치를 섞거나 개별 쉼터로 흩어지도록 유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혼자 있기를 거부하고 뱀들이 서로를 찾아갔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공비단뱀은 본거지를 떠나 주변을 탐색할 때도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수컷 뱀이 암컷 뱀보다 자주 돌아다니는 경향을 보였지만, 대부분 함께 머물던 공간으로 되돌아왔다.
모건 스키너 박사는 "이번 결과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뱀에게도 사회성이라는 게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또 다른 연구진인 노암 밀러 박사는 "사실 가터뱀도 무리를 형성해 친한 뱀들과 시간을 보내는 정도로만 사회적인데, 공비단뱀은 가터뱀보다 더욱 사회적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흔히 가터뱀은 뱀 중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공비단뱀은 이와 달리 고독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밀러 박사는 "뱀이 태생적으로 고립적인 존재라는 가정은 더 이상 선입견일 수 있다"며 "(우리가) 연구한 모든 뱀들은 매우 사회적이었고, 선택권이 주어질 때마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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