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인수위 최대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
보유 기업에 유리한 규제·정책 유도할 듯
트럼프 측근 "너무 나댄다" 반감 높아져
출범 전 파열음에 허니문 지속 여부 관심
보유 기업에 유리한 규제·정책 유도할 듯
트럼프 측근 "너무 나댄다" 반감 높아져
출범 전 파열음에 허니문 지속 여부 관심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제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허니문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을 위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2억(약 2792억 원) 달러를 지출하고 지난 대선의 7개 경합주의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머스크는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의 최대 실세다.
정부효율위원회(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임명된 트럼프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인선에 깊숙이 관여할 뿐 아니라 핵심 요직에 자신의 측근들을 앉히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핵심 측근들은 위압적인 머스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머스크를 "마치 공동대통령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를 모를리 없는 트럼프가 머스크의 이런 행동을 언제까지 용인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무한 신뢰받고 있는 머스크 그런데,
트럼프 2기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대부분의 시간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위치한 트럼프 저택 집무실에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는 트럼프의 인수팀에서 공식 직책이 없어도 인수위 공동 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과 린다 맥마흔과 매일 회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후보자 선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후보자 인터뷰에도 참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대변인을 노렸던 멜리사 라이블리의 경우에도 머스크를 만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라이블리는 머스크가 최근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 플로리다에 있는 동안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백악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머스크의 개인 대변인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의 위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재무부 장관 후보로 인수위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러트닉을 공개 지지할 정도로 자신이 트럼프의 최측근임을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러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트럼프와 해외 정상과의 통화에도 배석하는 등 외교 분야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의 전화 통화 때 함께 자리한 것을 시작으로 머스크는 지난 12일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트럼프의 통화때도 참여했다. 이란이 머스크와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란 당국이 이를 부인할 정도로 머스크의 영향력은 트럼프 인수팀의 그 누구보다 상당하다.
이와 관련, 트럼프 인수위의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머스크와 훌륭한 친구 사이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머스크는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제 리더다"면서 "우리는 그의 아이디어와 효율성을 통해 확실히 혜택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에 측근 심으려는 머스크
현재까지 트럼프와 머스크는 윈윈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 기간 동안 머스크의 도움을 받은 트럼프는 머스크를 신뢰하는 분위기다. 이런 것을 인지한 머스크는 자신의 사람을 트럼프 인수위와 트럼프 2기 정부에 등용시키려고 하고 있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머스크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테슬라, 스페이스X, 엑스(X·옛 트위터) 등 자신의 6 개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앉히려고 노력중이다. 트럼프 인수위에 정통한 사람들은 머스크의 친구이자 실리콘밸리 기업가인 데이비드 삭스가 머스크가 이끌 DOGE에 자문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실리콘밸리의 트럼프 기부자들은 트럼프가 지금까지 발표한 트럼프 2기 정부 내각 후보자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트럼프에 기부한 돈과 시간만큼 그들의 의견이 더 잘 반영돼야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그렇지만 엔지니어를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머스크 측근들은 머스크의 권유를 받은 후 이력서를 제출하고 있다.
머스크의 기업에 투자한 존 헤링도 이런 연락을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과 VC들은 머스크의 제안이 트럼프가 아닌 머스크와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나댄다, 불만 표출 시작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측근 그룹과 트럼프 인수위 팀에서 머스크에 대한 불만은 표출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인수위에서 마치 자신이 공동 대통령인 것 처럼 행동하고 있고 인수위의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는 CNBC에 "머스크는 트럼프의 승리에 자신이 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자신의 기부금과 X를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머스크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빚을 졌다고 느끼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는 그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1기 정부 관계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능가하려고 하거나 머스크가 세계 지도자들과 의사 소통을 주도하려고 할 경우 트럼프가 결국 머스크를 켜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머스크는 트럼프의 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겸소하고 낮은 자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인수위에서 보여지고 있는 머스크의 활동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그의 입지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이 많아지게 되면 머스크가 열의를 갖고 있는 정부효율위의 성과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시간대 공공정책학 교수인 돈 모이니한은 "과거 정부의 위원회도 회의를 하고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고 때문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이니한 교수는 "지금까지 머스크와 그들이 만들어낸 행동을 보면 머스크의 DOGE에 그다지 희망을 갖기 않게 한다"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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