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 공급망 외에 R&D 분야도 중국 이탈 추세 가속화
【도쿄=김경민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도쿄에 일본 첫 연구거점을 설립했다. 트럼프 2.0 시대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대립 격화에 대비한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공영 NHK 및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MS는 도쿄 연구거점에서 일본이 강점을 보이는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해 복잡한 움직임과 업무를 수행할 기술, 시스템을 연구개발(R&D)할 방침이다.
MS는 도쿄 연구거점에서 가와사키중공업, 혼다, 닛산자동차 등과 협력하고 도쿄대와 게이오대에 자금을 제공해 AI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 일본이 직면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모색한다.
케빈 스콧 M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본 산업계는 최고 수준의 장인 기술을 존중해 왔다"며 "고도의 AI 연구를 하는 인재가 그러한 감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MS가 아시아에 연구거점을 세운 것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도쿄가 세번째다.
앞서 MS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일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년간 29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MS가 일본 거점은 소프트웨어보다 로봇, 자동차 등 하드웨어 분야 기업과 협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며 "지금까지 중국이 축이었던 미국 이외 AI 연구 체제를 수정하고 거점을 분산해 미중 대립 격화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일본의 AI 개발 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정부도 디지털 투자와 AI 개발 환경 정비를 촉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미일간 대중국 정책은 더욱 공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배터리의 공급망 외에도 R&D 분야에서도 중국 이탈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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