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머리에 삽입한 뇌신경 기록기가 배터리 교체없이 사용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9 10:37

수정 2024.11.19 10:37

DGIST, 세계 세번째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개발
뇌 이식후 한달간 원숭이 측정… 난치성 뇌질환 연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개발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DGIST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개발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배터리 없이도 무선으로 전력과 통신을 전송해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에서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실제로 이 무선 뇌신경 기록기를 원숭이의 뇌에 이식 후, 한달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사료나 간식을 섭취하는 행동 중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장경인 교수는 "영장류가 신경 신호 기록기 이식 여부를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도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현재 의공학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19일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뇌신경 기록기는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 연구를 위한 뇌공학 플랫폼 기술중 하나다.
이 장치는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의 뇌와 행동간 관계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한 번의 뇌신경 전극 삽입 수술로 지속적인 신경 신호 기록이 가능하도록 무선 전력 전송과 통신 기술이 적용됐으며,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 신호 분석 기술도 함께 접목됐다. 이 기술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난치성 및 퇴행성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전자약 기술의 전임상 시험에도 활용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치료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개발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원숭이의 뇌에 이식한 후 핸드폰 어플을 통해 수신되는 신경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DGIST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개발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원숭이의 뇌에 이식한 후 핸드폰 어플을 통해 수신되는 신경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DGIST 제공
특히, 이 기술은 미국의 뉴럴링크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등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뉴럴링크가 영장류가 생각만으로 게임을 하게 하고, 로잔연방공대가 하반신 마비 영장류를 걷게 한 것처럼, 영장류 실험에서 뇌신경 기록과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뇌 깊숙한 영역의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3차원 다공성 전극과 유연한 신경 탐침, 생분해성 삽입 셔틀 등을 통해 안전하게 뇌에 이식할 수 있어, 뇌신경 회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바이오메디컬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1월 호에 발표했다.
또한 장 교수는 교원 창업 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신규 브레인 칩의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미국 하버드 대학 및 MI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기술의 국제화를 진행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