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남서 태평양 솔로몬제도 인근 해안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산호가 발견됐다.
19일 영국 BBC에 따르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프리스틴 시스 연구팀은 지난달 중순 남서 태평양의 솔로몬제도를 탐사하던 중 우연히 방문한 외딴 지역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프리스틴 시스는 솔로몬 제도의 해양 환경 연구를 위해 시작된 탐사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발견된 산호는 그 길이만 32m, 폭 34m, 높이 5m에 둘레 또한 183m에 이른다. 몸길이 최대 33m의 대왕고래보다도 크다는 해당 산호는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이전 최대 기록이었던 사모아 산호와 비교해도 3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해당 산호에 대해 '파보나 클라버스'(Pavona clavus)라고 명명, 여러 종의 산호가 군집을 이뤄 형성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형성된 것이 아닌 약 10억개의 폴립으로 이뤄진 단일 산호초라고 설명했다.
폴립은 산호를 구성하는 수십만 개의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촉수로, 이들 또한 각각의 개체인 만큼 개별적인 몸과 입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군집을 형성해 자란다.
300~500년에 걸쳐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 산호는 대부분 밝은 갈색이지만 곳곳에 밝은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이 알록달록하게 섞여 있는 모습이다.
연구팀에서 산호를 최초로 발견했다는 수중촬영감독 마누 산 펠릭스는 BBC에 "난파선이 있다고 표시된 곳에 다이빙을 하러 갔을 때 발견하게 됐고, 처음에는 난파선의 잔해일 거라 예상했을 만큼 거대했다"며 "마치 물속의 대성당을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수백 년간 한 곳에 머물며 살아남은 데 대한 큰 존경심을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탐사를 이끈 연구팀의 에릭 브라운 학자는 "이 산호는 물고기, 새우, 벌레, 게와 같은 다양한 해양 생물에게 피난처와 먹이를 제공하는 중요한 서식지"라며 그 건강 상태에 대해 "꽤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지구온난화로 해양생태계를 지탱하는 산호초가 점점 사라져가는 가운데 심해에서 이처럼 크고 건강한 산호를 발견해 작은 희망의 빛을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발견은 지난 11일부터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와 동시에 발표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솔로몬제도의 기후부 장관 트레버 마네마하가는 BBC와 인터뷰에서 "솔로몬제도는 새로 발견된 산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곳이 특별한 장소이며 보호돼야 한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경제 발전이 해양 자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산호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 바닷속 산호초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해양 오염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따뜻한 바다에 사는 산호 중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은 44%에 달한다. 이는 이전 집계된 2008년 이후 3분의 1이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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