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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엇갈린 세계 증시...뉴욕 웃고, 전 세계 울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0 04:48

수정 2024.11.20 04:48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뉴욕 증시와 전 세계 증시가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소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뉴욕 증시 맑음' '세계 증시 흐림' 구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뉴욕 증시와 전 세계 증시가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소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뉴욕 증시 맑음' '세계 증시 흐림' 구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대선에서 조기에 승리를 확정하면서 전 세계 증시가 고전하고 있다.

유일하게 뉴욕 증시만 파티 중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내건 공약들이 안정을 찾던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다시 부추기고, 이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탈선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뉴욕 증시 상승과 나머지 전 세계 증시 약세 배경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 역시 전 세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7주 사이 분위기 반전


CNBC에 따르면 세계 증시와 뉴욕 증시 분위기는 7주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데이터트렉리서치 공동창업자 닉 콜라스는 18일 밤 일간 분석 노트에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증시가 올해 전체 상승분을 단 7주 사이에 거의 반납했다면서 올해 탄탄한 상승세를 타던 세계 증시가 7주 만에 끔찍한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콜라스는 미 달러 강세, 또 각 증시의 자체 요인 등이 더해지면서 미국 이외 세계 증시가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제외하면 그 어떤 주요국 증시도 올 4분기 남은 기간 매도세에서 안전한 피난처가 될 만한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뉴욕증시 빼면 세계증시는 제자리걸음


세계 증시와 뉴욕 증시 간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인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지수(ACWX)이다. 아이셰어즈 MSCI ACWI ex US ETF가 정식 명칭인 이 ETF는 아이셰어즈 MSCI ACWI(전세계지수)에서 미 주식을 제외한 주식들로 구성돼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다이어트약 위고비로 GLP-1 계열 다이어트약 시장을 개척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등이 이 ETF 안에 들어 있다.

ACWX는 미 대선 전만 해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올들어 지난 5일까지 8.6%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선 승자가 확정된 6일 이후에는 주가가 3.03% 하락했다.

올해 전체로도 상승률이 5% 수준으로 좁혀졌다.

반면 뉴욕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S&P500은 5일 미 대선 당일까지 21.2% 뛰었고, 대선 이후로도 18일까지 1.9% 더 올랐다. 지난주 트럼프 랠리 실종 속에 1주일 동안 2.1%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다.

S&P500은 올해 전체로는 24% 급등했다.

엇갈린 희비 당분간 지속


콜라스는 뉴욕 증시와 세계 증시의 엇갈린 희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 증시가 올해 낮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뉴욕 증시에 비해 매력적인 매수 신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4년 동안 미 보호무역 정책이 1기에 비해 강화되고, 미 우선주의 속에 각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 세계 증시가 상승 여력을 잃을 수 있다.

또 트럼프의 감세와 보호무역주의로 미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자극받으면 미 금리가 뛰면서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몰리게 된다.


뉴욕 증시는 적어도 트럼프의 2기 정책들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세계 증시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콜라스는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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