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며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첫 인베스터데이를 연 계열사들이 잇따라 그룹 의존도를 낮추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를 위해 비계열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와 계열사들이 '그룹 밖'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자신감이 나타난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012330)는 전날(19일) 창사 이래 첫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해 중장기 성장 전략과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글로비스(086280)에 이은 네번째 인베스터데이다. 그룹의 큰형님 격인 현대차가 2019년, 기아는 2020년부터 인베스터데이를 열었지만 계열사들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6월 현대글로비스가 계열사 중 첫 인베스터데이 포문을 연 데 이어 현대모비스도 동참하며 그룹사 전반에 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9월 기업가치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는데, 현대차·기아 외에 현대글로비스가 유일하게 계열사 중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열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인베스터데이는 '탈(脫) 현대차·기아'에 방점이 찍혔다.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여 결과적으로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그룹사를 기반으로 쌓아왔던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이 그룹 내에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2033년까지 부품 부문의 글로벌 완성차 대상 매출 비중을 40%로 높여 글로벌 톱 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매출에서 현대차·기아의 비중은 90%에 달하는데 이를 60%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100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서 현대모비스는 배터리 업체를 제외하고 5위를 차지했다.
현대글로비스도 향후 5년간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의 비계열 매출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와 완성차 해상운송 협약을 맺었으며 수익성이 낮은 현대차·기아 일부 물량도 조정 중이다.
현재 연 340만대 수준의 완성차 해상운송 물량을 2030년 약 500만대까지 늘려, 글로벌 완성차 해상 운송 시장 전체 예상 물동량(2400만대)의 약 20%를 담당해 이 분야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그룹의 다른 자동차 관련 계열사가 CEO 인베스터데이 개최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올해 계열사의 인베스터데이가 시작된 만큼 나머지 계열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룹의 주요 상장사에는 방산의 현대로템(064350), 부품사 현대위아(011210), 소프트웨어 전문 현대오토에버(30795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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