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나혜윤 임용우 기자 =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충돌을 놓고 경찰과 민주노총이 책임 공방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에 대한 이례적인 소환 조사사 통보되면서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20일 서울 도심에서 민주노총과 전국농민총연맹이 주최하는 집회 및 행진을 비롯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내달 6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격화하는 노정 갈등이 동투(冬鬪·겨울 투쟁)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전날(19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대통령 퇴진 집회 현장에서 불법행위를 사전 기획한 혐의로 오는 22일 경찰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당시 집회에서 참가자 11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 중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기각했다. "불법집회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경찰은 양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노총 집행부가 불법집회를 사전에 기획했다고 보고 내사 중이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단 입장이다. '이례적' 상황들을 통해 경찰이 일방적으로 계획한 수순대로 그림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 위원장은 "새 장비로 중무장한 상태로 나타나고, 본 집회 이전 산별노조 집회에도 이례적으로 완전무장 상태로 나타났다"면서 "소환조사 일정 조율 과정도 일반적이지 않다. (경찰의) 주된 목적은 윤 정권 존립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광장을 틀어막고 시민들의 입을 막겠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과거로 퇴행 중"이라고 지적하며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특수고용 노동자 사회보험 적용 등의 입법을 토대로 사회 대전환을 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양 위원장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김 장관이 내정됐을 당시부터 '반노동 인사 참사'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후 김 장관은 민주노총 방문을 타진했으나 민주노총이 거부하면서 만남이 불발된 바 있다.
양 위원장은 "김 장관이 뭘 하는지 알 수 없다. 윤 정부 노동정책이라는 것은 인수위 시절부터 노동시간 늘리고 파견근로를 늘리려고 하는 게 정책의 방향이라 생각한다"면서 "번번이 좌초되고 있다. (이 중) 직무 성과제 제도는 공공기관을 볼모로 압박 중인데, 전면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 역할에 선봉 역할을 하겠다고 하고 고용 장관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장관의 행보에도 날을 세웠다.
지난 주말 집회를 두고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22일 양 위원장이 경찰에 출석하며 다시 한번 민주노총의 입장을 피력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노정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동계 안팎에선 동투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다음 달 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준법투쟁 중인 철도노조도 내달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수도권 교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내달 7일 3차 총궐기 집회를 고민하고 있고, 내년 초 투쟁 일정도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양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요구하거나 변화를 기대할 시점은 지났다고 생각한다"면서 "퇴진을 위한 여론을 만들어가기 위한 의미를 갖고 퇴진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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