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수입품에 10% 부과 공약
현재 美 수출 대다수 의약품 면세 적용
삼성·셀트리온·휴온스·녹십자 등 美수출
"관세 인상 영향 안 받을 것" 낙관 전망
"의약품도 예외 안될수도" 리스크 전망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꿈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후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관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의약품에 대해 현재 '무(無)관세'를 적용받는 제약바이오업계는 관세 이슈에 담담한 편이지만, 의약품 역시 관세 증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공존한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고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현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다수 의약품이 필수품으로 분류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휴온스, GC녹십자 등이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현재는 관세 부담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더라도 의약품 관세 변화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다.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을 미국에 수출해 판매하는 셀트리온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사 의약품의 경우 WTO(세계무역기구)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관세 인상에 추가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셀트리온은 오히려 타 업종 대비 영업 확대 및 실적 성장 등 순수 사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면역질환, 안과, 항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4종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현재 무관세 적용을 받으므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휴온스는 현재 리도카인 주사제 3종, 부피바카인 주사제 1종, 생리식염 주사제 1종 등 총 5종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으며, 관세 증가되더라도 영향은 적을 것으로 봤다.
휴온스 관계자는 "수출 주력 품목인 리도카인 주사제는 미국 내에서 품귀 현상을 겪는 기초의약품"이라며 "미국 내 판매되는 리도카인 주사제 중 미국 생산인 곳은 1~2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관세가 증가되더라도 시장 내 판매되고 있는 리도카인 제품은 대부분 수입되고 있어 경쟁사의 관세도 다같이 올라가게 되므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는 내년 미국에 안구건조증 점안액, 20ℓ 리도카인 바이알, 치과용 리도카인에피네프린 마취제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도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봤다. 트럼프는 필수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관세 조정 및 무역 제한을 공약했는데, 필수의약품 목록에는 특허 만료된 의약품이 포함된 반면 CDMO는 항체 중심으로 이뤄져 영향이 제한적이란 시각이 많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만약 의약품에도 보편관세 10%를 적용하게 된다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그 부담은 수입하는 측에서 지게 돼있는데, 그럴 경우 자국 기업의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정책 결정 시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의약품 역시 '보편관세 10% 적용'에서 제외되지 않을 수 있단 의견도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는 모든 국가와 모든 수입품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 의약품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며 "의약품은 지금까지 FTA에서 필수품으로 분류돼 면세 적용됐으나 우리나라만 예외가 될 거란 보장 없다. 트럼프 1기와 2기가 또 달라서 전망하기 힘들다.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의약품 역시 불확실성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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