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트럼프 리스크에 직격탄...이차전지 시총 28조 증발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0 16:36

수정 2024.11.20 16:36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차전지주가 트럼프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후 업황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이차전지주의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28조원 가량 증발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KRX 2차전지 TOP10 지수'의 시가총액은 219조2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의 시총 합산액은 미국 대선 전날인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247조6909억원과 비교하면 28조3961억(-11.5%)이나 줄어든 규모다. 해당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의 이차전지주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 SKC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차전지주 시총이 2주만에 급격히 쪼그라든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지원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된 영향이 컸다. 미국 대선이전만해도 이차전지 관련주는 업황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과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기대감 등으로 반등세를 이어갔다.

지난 14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세액공제 폐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차전지주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IRA는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경우 차량당 보조금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IRA가 폐지되면 전기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주의 시총 추락은 유가증권사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 이차전지주 10개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시총 비중은 지난 5일 9.68%에서 이날 9.21%로 줄어들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관련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IRA폐지 강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관련 누적 투자 규모가 3000억달러를 웃돌면서 되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의 전기차 경쟁력이 중국과 유럽에 비해 뒤쳐져 있고, 트럼프의 재집권 4년으로는 내연기관차로 전략을 전환하는 것에 실익이 없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선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원자재 공급 안정성 확보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어 내년 업황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각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등과 니켈 공급망 구축 계약으로 원료 조달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은 한국산 배터리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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