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설을 둘러싼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수들이 시위 중단을 호소하는 성명문을 내놨다. 학교 안팎의 시설물이 훼손되고 학과 행사가 중단되는 등 수업 침해까지 시위 영향이 미친 것이 배경이다.
동덕여대 교수 235명은 20일 학교 홈페이지에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호소문'을 발표하고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 교수들은 학생 여러분들이 자신의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며 동덕여대는 지난 11일부터 학생들의 거센 반발 시위를 겪는 중이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아이디어 단계의 논의라고 해명했다.
반면 학생측의 시위는 격화 일로를 걸었다. 학교 건물 외벽과 동상, 도로 등에 락카 등을 사용해 시위 구호를 표기하고 건물을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교직원들의 근무·연구를 비롯해 일부 학과의 행사 등에도 지장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외부 기업이 참여한 취업박람회 장소도 시위 영향을 받아 기물이 파손되고 일부 집기를 회수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학교 측은 취업 박람회에서 약 3억원, 총 시설물 피해는 54억원에 이르는 등 시위로 인한 물질적 피해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교수들은 "우리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 일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손괴와 건물 점거가 10일째 계속되고 있다"며 "더불어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같은날 오후 2시부터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더불어 총장 직선제 등 학교 측의 일방적인 공학 전환을 막겠다는 것이 골자다.
총학 측은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재학생 전원이 참여 가능한 학생총회를 통해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의 의견을 다시 한번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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