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내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20일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자신의SNS에 '차기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에 군대를 사용할 계획'이라는 보수 활동가 톰 피턴의 글을 인용한 뒤 "사실이다!(True!)"라고 적었다.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끄는 피턴은 지난 8일 게시물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이민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썼다. 트럼프가 이를 공식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는 이민 강경파로 구성된 내각을 발표했으며, 전 이민 및 세관 집행국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을 '국경 차르'(이민 정책 총괄 책임자)로 지명했다. 미 당국은 약 1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서 살고 있다고 추정한다. 트럼프의 추방 계획은 약 2000만 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민 단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선거 운동 기간 추방을 가속하기 위해 1798년 만들어진 '적성국국민법'을 적용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 법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을 적법 절차 없이 수용소에 가두었던 게 가장 최근에 사용된 예다.
앞서 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 참모들이 대량 추방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을 만들고 있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의 예산과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는 대통령에게 재량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는 의원들이 다른 목적으로 책정한 자금을 전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덕분에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의회가 승인할 의향이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국경 장벽에 지출할 수 있었다.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임명된 스티븐 밀러도 불법 이민자들이 추방에 대응해 법적 소송을 할 경우 이들을 일시 수용할 거대한 시설을 건설하겠다며 여기에 군 예산을 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팀은 이런 수용소를 통해 서류 미비 이민자들의 추방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많은 이민자들이 수용소에 갇히는 대신 자발적으로 추방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이 (트럼프 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