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엔 안보리 가자 휴전 결의안, 美거부로 불발…이사국 반발(종합)

뉴시스

입력 2024.11.21 05:03

수정 2024.11.21 05:03

15개국 중 찬성 1표…미국 거부권 행사로 부결 美 "무조건적 휴전 지지 못해"…이스라엘 "감사" 이사국들 맹비난…韓 대사 "거부권 행사에 유감"
[뉴욕=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안보리는 20일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2024.11.21.
[뉴욕=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안보리는 20일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2024.11.2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안보리는 20일(현지시각) 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찬성 14표, 반대 1표로 부결시켰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누구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채택된다.

미국을 제외한 14개국이 전부 찬성했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통과가 무산됐다.

한국 포함 10개 이사국이 추진한 이번 결의안 초안엔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이며 영구적인 휴전"과 함께 모든 인질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알부레이즈=신화/뉴시스] 지난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알부레이즈 난민촌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4.11.21.
[알부레이즈=신화/뉴시스] 지난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알부레이즈 난민촌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4.11.21.

미국은 '무조건적인 휴전'을 문제 삼았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우린 협상 내내 인질 석방이 이뤄지지 않는 무조건적인 휴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결의안이 그 필요성을 포기한 만큼 미국은 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쟁을 끝내고 인질들을 석방해야 할 때"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 제공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해 해왔으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초안이 "평화의 길이 아닌 더 많은 테러와 고통, 유혈 사태로 가는 로드맵"이라고 주장하며 "많은 이들이 이 불의를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해 준 미국에 감사드린다"고 표했다.

다른 이사국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사국 중 유일한 중동 국가인 알제리의 아마르 벤자마 대사는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양보가 있었는데도, 한 회원국이 안보리의 어떤 행동과 조치도 막기로 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대량 학살을 계속할 수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완전한 면책으로 계속할 수 있게 됐다"며 "이 회의장에서 이스라엘은 면책특권을 누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도 "즉각적인 휴전은 선택사항이 아닌 가자지구 생명을 구할 유일한 길"이라며 "결의안 초안이 채택에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한 건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가족과 그 지지자들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묶고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호텔 앞에서 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2024.11.21.
[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가족과 그 지지자들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묶고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호텔 앞에서 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2024.11.21.

푸총 주유엔 중국 대사는 미국이 항상 이스라엘을 옹호할 명분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미국의 거부권은 "충격적"이라면서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걸 냉소적으로 가로막는 건 비양심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온디나 블로카 드로비치 주유엔 슬로베니아 차석대사는 "거부권이 행사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인도주의적 영향과 파급 효과로 인해 이 전쟁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추진한 휴전 촉구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칸유니스=신화/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빵집 앞에 빵을 사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몰려들어 기다리고 있다. 2024.11.21.
[칸유니스=신화/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빵집 앞에 빵을 사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몰려들어 기다리고 있다. 2024.11.21.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발단이 된 하마스의 공격을 포함해 현재까지 120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3985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이 집계가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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