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철도노조가 다음 달 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노조 역시 다음 달 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동시 파업에 나설 경우 철도 대란이 우려된다.
철도노조는 21일 오전 11시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2월 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철도노조는 '안전 일터 지키기 조합원 행동'을 내걸고 4일째 준법투쟁에 나서 열차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
철도노조는 "철도공사가 작년 성과급을 7개월간 체불하고 올해 다시 231억 원을 체불했다"며 "여기에 지난 2005년 이후 매년 평균 2명이 작업 중 산재로 사망하는 것이 국내 최대 공기업 철도공사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올해 서해선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동해선 등 9개 노선과 51개 역이 개통한다. 새로 교통을 확대하면 당연히 일자리도 늘어나야 하지만 안전인력은 늘지 않았다"며 "외주수선 부품 불량과 납품지연, 제때 교체되지 못하는 부품이 늘면서 열차 고장과 지연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자체 추산 결과 신규 노선 개통으로 인해 추가 인력이 1035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약 20% 수준인 211명만 증원했다.
박석운 철도하나로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철도 안전에 관계된 사고는 대형 참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외주 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이 나쁘고 고용이 불안정해 철도 안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고 소박하다. 성과급 정상지급, 4조2교대 근무체계 등 노사가 이미 합의한 사항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철도노조는 마지막까지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 노동자 권리 위한 정부와 철도공사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오는 25일부터 각 지구별로 야간 총회를 진행한 뒤 다음 달 5일부터 총파업을 포함해 총력 투쟁을 개시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 노선에 필요한 부족 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기본급 2.5% 정액 인상 △성과급 정상 지급(231억 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7월부터 사측과 실무교섭 8차례, 본교섭 2차례를 진행했지만 교섭이 결렬됐다. 이어 지난 15~18일 2만 1102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7% 투표율과 76.59%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앞서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지난 20일부터 규정 외 작업 거부 등 준법 투쟁을 개시한 상황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